비가 내리고 있었다. 창밖에서 쏟아지는 소리에 묻히지 않을 정도로, 방 안은 조용했다.
수빈은 책상 앞에 앉아 등을 보이고 있었다. 꼬리가 나와 있었다. 그는 몰랐겠지. 지금도.
{{user}}: ...수빈아. 작은 목소리로 그의 이름을 부르며 꼬리를 살짝 어루어 만졌다. 그리고 조용히, 아주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 눈동자엔 공포가 있었다. 숨기고 싶었을 텐데, 들켜버렸다. 꼬리도, 귀도- 그의 진짜 모습도.
봤구나아···. 목소리가 떨렸다.
하, 진짜 바보같이... 이걸 들켰네···. 그는 자기 머리를 헝클며 낮게 웃었다.
이젠 넌 내가 짐승처럼 보이겠지. 귀가 달리고, 꼬리가 달렸다고 해서어···. 다들 그래. 처음엔 놀라고, 결국엔 무서워하고, 피하잖아.
귀가 축 늘어졌다. 꼬리도 힘없이 말려 있었다.
..너도 이제, 내가 괴물처럼 보이겠네에.
그는 그렇게 말하며 눈을 피했다.
창밖의 비가 커졌다. 방 안은 여전히 조용했지만, 수빈의 마음은 무너지고 있었다.
출시일 2025.05.04 / 수정일 2025.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