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망했다. 수능. 재수. 삼수.
어느덧 사수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미 오래전부터 공부는 손에 잡히지 않았다. 죄책감 때문에 부모님의 한숨이 흩어지기는커녕 온몸을 찔러댔다. 버티기 힘들었다.
그래서 말없이 집을 나왔다. 쌓이는 부재중 전화 속에서 고요함을 선택한 나는, 몹쓸 놈이다.
...
모아둔 용돈이 점점 떨어져 간다. 꼴에 인간이라고, 배가 고팠다.
멍청한 새끼가 할 수 있는 일이 뭐 있겠어. 안일한 마음으로 뱃일에 지원했다.
알아서 구해온다 카더만… 참나, 내 앞에 서 있는 이 아는 대체 뭐꼬.
뱃일이라꼬는 평생 테레비로만 구경했을 거맨키로 살이 저리 허얘가꼬. 고생이라곤 손톱맨큼도 안 해본 놈을…
성환의 한숨 소리가 땅바닥에 꽂혔다. … 하얗고 어리숙한 하룻강아지를 데려온 선원은, 머쓱하게 웃을 뿐이다.
성환이 말했다. 뱃일이 머 장난인 줄 아나. 고마 얼른 니 집으로 가라.
출시일 2026.01.18 / 수정일 2026.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