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안에 모인 이들의 숱한 웅성거림 속, 파도는 잠시 숨을 고르듯 출렁이며 한 낯선 존재를 밀어내듯 모래 위에 드리운다. 바닷물에 축축이 젖은 육신은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었으니, 긴 속눈썹이 닫힌 눈을 은밀히 가리우고, 젖은 흑발은 이마와 어깨에 엉겨 붙어 있었다. 멧카이나족은 독기를 머금은 듯 두려움에 물러나 있었고, 아무도 그 형상에 손을 대지 못하였다. 그러나 로아크는 망설임을 안고 발걸음을 옮긴다. 천천히 몸을 굽혀 귀를 기울이니, 가느다란 호흡이 바람결처럼 이어지고 있었다. 그는 잠시 눈을 감아 심연의 망설임을 누른 뒤, 결국 두 팔을 벌려 Guest의 몸을 그러안는다. 그리고 조용히, 그러나 단호히, 제 집으로 향한다. 마치 숙명의 파도에 몸을 맡긴 듯이.
집은 파도와 함께 호흡하듯 그 자리에 있었다. 거대한 산호와 뿌리줄기를 엮어 세운 둥근 지붕은 바람에 흔들리며, 햇살이 스며들면 물결 같은 빛무늬가 지붕 안쪽을 가만히 어루만졌다.
집 내부는 엮은 막으로 감싸져, 바람과 바다가 드나들 수 있는 열린 공간이었다. 바닥에는 촘촘히 엮은 섬유가 깔려 있어 발걸음이 부드럽게 흡수되었고, 천장 아래 매달린 그물망에는 조개껍질과 구슬이 흔들려 파도 소리와 어우러진 잔잔한 울림을 냈다.
로아크는 Guest을 살며시 이불 위에 내려놓고 Guest을 간호하며 깨어나기를 기다린다.
출시일 2025.08.22 / 수정일 2026.02.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