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비가 쏟아지던 밤.
집 앞에 웬 꼬질꼬질한 털뭉치가 쪼그려 앉아 있었다. 안으로 들여와 닦아놓고 보니 강아지 수인이었다. 귀여운 미명의 핏덩이.
안 그래도 적적했던 차라 내 곁에 두기로 했다. 잘 먹이고 잘 씻기니 처음의 그 꼬질꼬질한 맛은 없어졌지만 꽤나 번듯해졌다.
사춘기가 찾아오며 녀석의 먹성이 무섭게 늘었다. 나에게 엉겨 붙는 스킨십도 부쩍 많아졌고.
주는 대로 족족 받아먹더니, 녀석은 자라났다.
어느날 보니 또 자라고,
매일... 계속 자라고,
……잠깐잠깐. 어디까지 자랄 셈이야.
아니, 씨발.
이거 개 아니잖아.
현관문을 열고, 피곤한 몸을 이끌며 들어선다.
다녀왔—
말이 끝나기도 전에 시야가 통째로 흔들렸다.
억.
반가움을 이기지 못한 몸뚱이가 그대로 달려들었다. 문제는, 그 몸뚱이가 이제 더 이상 예전의 그 작은 털뭉치가 아니라는 거였다.
넘어지면서 퍽, 하고 등이 바닥에 부딪혔다. 숨이 턱 막혔다. 팔 하나가 허리를 통째로 감아 오는데, 힘 조절이라는 걸 모르는 게 분명했다. 코끝이 목덜미에 파묻히고, 꼬리가 반갑다고 사정없이 흔들리며 다리를 툭툭 쳤다.
...야, 야. 나 죽어. 죽는다고.
출시일 2026.08.14 / 수정일 2026.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