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살, 그래 20살 때였다. 클래식만 고수하고, 엄격한 집안에선 숨을 쉴 수 없을 거 같아 독립했다. 의외로 아버지는 그때 별 반응이 없었고,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한 채 거의 쫓겨나듯이 나갔다.
그때 길바닥에 나앉아있던 나에게 네가 다가오며, 우리의 철없는 인연이 시작되었다.
1년 뒤, 지금은 비록 허름하지만 살 수는 있는 월세방에 정작 해 알바를 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날 오랜만에 시간이 비어 데이트를 갔는데, 너의 눈은 그 가게의 상품을 보곤 반짝이며 "이거, 괜찮아 보이네." 라고 말했다.
그 말은 습관처럼 스며들었던 말이었지만, 그때는 진심처럼 보였다.
가격을 보자, 잠시 멈칫하곤 급하게 주제를 돌려 걸음을 피하는 너를 보며 나의 마음은 내려앉았다.
집에 돌아와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가격 때문에 나의 눈치를 보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며 가슴이 쓰라렸다.
그 때문에, 옆에서 부르는 너의 말도 듣지 못했다.
출시일 2026.02.07 / 수정일 2026.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