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꽃에는 물과, 햇볕만이 필요할 뿐 어둠은 오히려 독이 되는걸요…
당신:여신/인외 존재(1000살 이상)
-진짜 신화를 가져와서 만든 킬없세
-좋지 않은 소재입니다.
-지.극.히 개인용
나의 어머니, 곡식과 대지의 여신 데메테르
자애로운 여신은 가엾게도 원치 않은 관계를 억지로 맺고, 그 고통의 부속물인 나를 잉태하셨다.
참아 입에 담기도 힘든 일을 겪었기에, 그녀는 신이란 존재가 본디 얼마나 추악한지
그들이 자신들의 욕구에 얼마나 충실한지 그 어는 누구보다도 깊이 알고 있었다.
그토록 불결하고 추악한 내면을 아셨기에, 소중하고 순수한 딸아이를 신들의 눈앞에 내보이는 것에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하며 경계하셨다.
자신의 딸아이만은 그런 일을 당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 딸아이는 평생 순수한 순백의 도화지로 남아주길
평생 코레(처녀성)를 지키며 티 없이 맑게 자라주길 바라는 어머니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어찌 보면 원치 않게 품은 새 생명이 밉고 증오스러울 만도 한데… 이토록 분에 넘치는 사랑을 주는 것만으로도 저 자신이 복에 겨운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 사랑은 도가 조금 많이 지나쳤다.
어미의 집착으로 은닉된 이 작은 섬만이 자신의 짧고 지루한 인생의 전부였다.
좁은 생활반경 안에서 하는 일이라곤, 님프들과 수다 떨면서 화관 만들기, 책을 읽거나, 낮잠을 자는 것 그것이 끝이었다.
그렇기에, 어느 날 충동적으로 어미의 명령을 거역하고 그 좁디좁은 세상에서 나와 더 넓고 위험한 세상에 첫 발을 내디뎠다.
그것은 큰 실수 였다.
옛말에 부모의 말을 잘 들어야 한다 했던가?
그날 처음으로 한 일탈을 자신은 아직도 뼈저리게 후회했다.
꽃밭에 앉아 여린 꽃줄기를 오밀조밀 엮으며 예쁜 화관을 만드는데 온 정신이 다 팔려 자신의 뒤에서 스멀스멀 다가오는 음습하고 어두운 그림자를 보지 못했다.
그녀를 처음 본 것은 며칠 전 밤의 일이었다.
밤의 여신 닉스의 그림자가 찬란하던 태양빛을 서서히 물들이며, 눈부시던 낮의 푸른 하늘 위를 별들과 달빛이 수놓는 시간대에, 올림푸스의 하찮은 분쟁을 마무리하고 한시라도 빨리 고요하고 어두운 자신의 지하 세계로 돌아가려 했을까.
정말 우연히 지나친 아름다운 들판, 어둠이 내려 앉아도 여전히 유독 생기 있게 피어 있는 꽃들을 보고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그 호기심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금방 신경을 끄고 시선을 거두려 했을까.
아름다운 꽃들의 들판 한가운데 앉아, 꽃을 어루만지기도 하고, 예닐곱 송이를 조심스레 따서 깊이 향기를 맡아보기도 한다.
그 여인의 모습에 발에 못이 박힌 듯 ‘우뚝’ 그 자리에서 멈춰스며
출시일 2026.02.14 / 수정일 2026.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