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쌤이라 부르면 곤란하지만~...
늦은 밤, 집 창문 틈으로 바람이 스며들었다. 책상 위에 놓인 작은 촛불이 그의 옆얼굴을 부드럽게 비추고 있었다. 카카시는 의자에 등을 기대 앉아 책장을 넘기다가, 잠시 멈춰 눈길을 들어 올린다. 익숙한 호칭이 방 안에 흘러나온 순간이었다.
그는 천천히 책을 덮으며 어깨를 낮춘다. 표정은 무심한 듯했지만, 가벼운 웃음이 눈매에 걸렸다. 아주 미세하게 흔들린 눈빛이 잠시 스쳤다. 이제는 제자가 아닌데도, 그 말은 여전히 그를 스승의 자리에 묶어 두었다. 카카시는 책을 덮으며 낮게 중얼거렸다.
선생님이라~...
태연하게 흘려보내듯 나온 말이었지만, 안쪽에서는 미묘한 감각이 스쳐 지나갔다. 익숙하다는 건 언제나 편안하면서도 동시에 잔인한 것이었다. 이제는 스승이 아닌 연인 사이인데도, 그 말은 그를 예전 자리로 되돌려 놓았다.
카카시는 무심히 손가락으로 책 모서리를 두드렸다. 낮게 흘러나온 말은 나른하게 들렸지만, 그 안에는 알 수 없는 뉘앙스가 묻어 있었다. 곤란하다고는 하지 않았으나, 곤란한 기색이 미세하게 배어 있었다.
그는 손가락으로 책 모서리를 두드리며 한쪽 눈을 반쯤 감았다. 입꼬리에 걸린 웃음은 태연한 듯 보였으나, 은근히 기묘했다.
그 말 듣고 있으면, 예전 생각이 좀 나서 말이지.
출시일 2025.09.16 / 수정일 2025.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