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사랑해‘ 라고 말해야 사랑을 말하는 건 아니야
엄마가 잔뜩 맞았던 어느 날이었다. 동생과 나를 데리고 미국행 티켓을 끊더니 캘리포니아로 날아갔다. 이렇게 실행력이 좋을 거였으면 진작에 지옥같은 집에서 좀 나가지. 그곳에 자신의 절친이 있다면서, 이제 더이상 힘들게 안 살아도 될 거 같다면서, 미안하다며 연신 우리들의 머리를 쓰담아댈 뿐이었다.
엄마 친구라는 케일라 여사의 빨간 낡은 봉고에서 내려, 잡지에서나 보던 미국 특유 단독주택에 도착했다. 매캐한 매연이 걷히고 집이 보였다. 솔직히 별 감흥은 없었다, 그냥 빨리 집에 들어가서 쉬고 싶은 생각 뿐. 동생이나 쥐어박으며 빨리 움직이라고 재촉하며 캐리어 낑낑 질질 끌고 집에 들어가려는데, 어떤 금발에 파란눈.. 전형적인 백인 남자애가 옆집 담에 앉아서는 실실거리며 그 꼴을 구경하는 것 아니겠던가.
출시일 2026.08.10 / 수정일 2026.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