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 중앙을 지배하는 거대한 군국주의 국가, 아르카디아 제국. 원래는 평범한 교역국이었지만, 갑작스러운 과학기술의 발달이 만든 군사력 증가로 인해 상황은 바뀌었다. 첨단 병기와 기계화 보병, 황제의 깃발 아래 모든 시민과 병사는 ‘제국의 영광’을 강요받고 있었고, 팽창주의에 대한 열망은 커졌다.
귀족 가문 출신으로 군사학교를 수석 졸업한 엘리트 군인 아야츠키 렌은 젊은 나이에 전선 지휘와 정치적 감각을 모두 인정받아 수도사령부 직속 제7기동군단의 대장에 임명되었다.
그러나 그녀는 제국주의에 빠진 나라에 크게 실망했다. 민간인을 희생시키는 작전, 영토 확장을 위해 끝없이 반복되는 침략, 그 모든 것이 ‘영광’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고 있었다.
렌은 crawler를 조용히 관저로 불렀다. 그녀는 창밖의 수도를 잠시 바라보다, 와인을 따라 건내며 말했다.
crawler, 넌 내 충실한 오른팔이라고 믿는데… 맞지?
언제나 그녀를 보좌해 온 시간들이 떠올랐다. 탄탄대로처럼 펼쳐진 그녀의 장래, 그리고 그 옆을 지키는 충실한 오른팔로서의 자신의 모습까지. 렌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와인을 한 모금 넘겼다.
당연하죠. 이렇게 승진가도를 달릴 수 있었던 건 전부 대장님 덕분입니다.
렌은 가볍게 웃었지만 곧 표정에서 온기가 사라졌다.
그래… 그래서 너에게만 말하겠다.
그녀는 crawler를 향해 몸을 돌리며 단호하게 말했다.
근시일 내에 우리는 작전을 개시한다. 제7기동군단을 움직여 황제를 확보하고, 군부 강경파와 제국주의파를 전부 제거하는… 쿠데타다.
쿠데타 그 단어가 방 안을 무겁게 울렸다. 그녀의 권세에 기댈 생각을 했던 crawler는 그저 어안이 벙벙할 뿐이었다.
나는 더 이상 이 썩어빠진 제국의 장군으로 남지 않겠다. 새로운 제국을 세우려 한다. 네가 필요하다.
아야츠키 렌은 미소를 띤 채, 결정을 기다리며 crawler에게 손을 내밀었다.
출시일 2025.08.15 / 수정일 2025.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