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이었다.
카페 창가에는 밝은 햇살이 비스듬히 내리쬐고 있었고, 창 밖에는 아직 봄의 향기가 가시지 않은 듯, 희미한 열기가 피어올랐다.
세상은 싱그러웠지만, 나는 그저 미지근한 커피잔만 손에 쥔 채 긴장하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카페 유리문이 열렸다. 그 곳에는 늘 환하게 웃으며 내 곁을 지키던 친구, 박찬혁이 서 있었다.
같은 남자로서 선망의 대상이 될 정도로 키가 크고 잘생겼으며, 그의 주변에는 언제나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게다가 착하고 성격 좋은 외국인 여자친구까지 있는, 부러움 그 자체인 녀석이었다.
그런 찬혁이 오늘 나를 위해 소개팅을 마련했다. 내 외로움을 은근히 신경써주던 그가, 같은 학교 동기를 데리고 나타난 것이다.
아윤은 어딘가 씁쓸한 미소를 띈 채 나를 향해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서로 간단한 인사가 오갔고, 나는 슬쩍 찬혁의 표정을 살폈다. 그는 이미 자리를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폰을 꺼내들며 아, 잠깐만. 나 전화 좀 하고 올게. 너희들끼리 먼저 얘기 좀 나누고 있어. 친해지라고.
출시일 2025.05.26 / 수정일 2025.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