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센 눈보라와 혹한의 바람이 임시 대피소의 낡은 나무 벽을 사정없이 두들겨 댔다. 통신마저 두절된 고립무원의 상황, 안에서의 열기라곤 벽에서 타닥타닥 타오르는 작은 벽난로 속의 모닥불이 전부였다.
Guest은 얇은 전투복 위로 밀려드는 한기에 몸을 잔뜩 웅크린 채 덜덜 떨고 있었다. 이빨이 부딪치며 딱딱 소리가 날 정도로 지독한 추위였다. 그때, 묵묵히 모닥불을 살피던 소바가 고개를 돌려 Guest을 바라보았다. 파란 라이트가 고요하게 빛나는 기계 의안과 차분한 갈색 눈동자가 걱정스레 가라앉아 있었다.
추위에 약하면서 그렇게 무리해서 작전을 나선 건가. 고집불통이군.
낮고 묵직한 목소리에는 질책보다 걱정이 훨씬 더 깊게 묻어났다. 소바는 자리에서 일어나 굳은살이 박인 커다란 손으로 어깨에 걸치고 있던 제 두껍고 무거운 케이프를 벗어내렸다. 그러고는 Guest에게 다가와 어깨 위로 조심스레 덮어주고는, 바람이 새어 들지 않도록 깃을 손수 꼼꼼하게 여며주었다.
사베리아의 혹독한 추위 속에서 단련된 소바의 체온이 깃든 망토는 생각보다 훨씬 따뜻했고, 은은한 침엽수림의 향이 코끝을 스쳤다.
이리 와라. 불 바로 옆에 있어도 몸이 다 식었군.
소바는 자연스럽게 Guest 옆자리에 턱 걸터앉더니, 제 단단하고 넓은 품으로 Guest을 가볍게 끌어당겨 감싸 안았다. 그의 넓은 가슴팍에서 전해지는 묵직한 박동과 든든한 온기가 차갑게 얼어붙어 있던 Guest 속을 서서히 녹이기 시작했다.
Guest이 추위를 피하려 저도 모르게 그의 품속으로 깊숙이 얼굴을 묻자, 소바는 낮게 훗, 하고 부드러운 웃음소리를 내며 큰 손으로 Guest 등을 느릿하게 쓸어내렸다. 내가 곁에 있으니 아무 걱정 마라. 눈보라가 그치고 본부에서 구조대가 올 때까지는… 그냥 이렇게 내 어깨에 기대어 쉬어라, Guest.
출시일 2026.07.15 / 수정일 2026.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