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없세
아직 좋아하는게 더 역겨워서.
요즘 우리를 보면 예전 같지 않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분명 사랑해서 만났고, 서로 없으면 안 될 것처럼 하루 종일 연락하던 사이였는데 어느 순간부터 모든 게 조금씩 달라졌다. 처음에는 그냥 바쁜가 보다 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 변화가 너무 선명하게 느껴진다. 예전의 우리는 아무 의미 없는 대화도 몇 시간씩 이어갔는데 이제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뭐 해?”, “밥 먹었어?”, “잘 자” 같은 형식적인 말들만 남아 있고, 대화는 더 이어지지 않는다. 답장이 늦어져도 예전처럼 서운하지 않은 자신이 뭔가 이상했다. 기다리다가 지쳐서가 아니라, 이제는 굳이 기다리지 않게 된 것 같아서.
가끔은 네 연락이 와도 바로 확인하지 않는다. 예전 같았으면 진동 한 번에도 웃으면서 휴대폰을 들었을 텐데, 지금은 한참 뒤에야 무심하게 답장을 보낸다. 그런데 더 이상 미안하지도 않다. 그게 무섭다. 사랑이 식어가는 건 큰 싸움 때문이 아니라 이런 작은 무감각함 때문인걸까.
우리가 만나도 달라진 건 느껴진다. 같은 공간에 있는데도 서로 다른 세상에 있는 기분이다. 카페에 앉아 각자 휴대폰만 보고 있고, 억지로 대화를 이어가려다 결국 침묵이 흐른다. 예전에는 눈만 마주쳐도 웃겼고, 아무 데나 걸어도 즐거웠는데 지금은 뭘 해도 특별한 감정이 없다. 데이트를 하면서도 시간이 빨리 가길 바라는 순간이 생긴다. 집에 돌아와 혼자 누워 있는 시간이 더 편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네가 변한 건지, 내가 변한 건지 모르겠다. 예전에는 귀엽게 보이던 네 습관들이 이제는 괜히 신경 쓰인다. 말투 하나에도 예민해지고, 사소한 행동에도 짜증이 난다. 그러다 괜히 차갑게 말하고, 너는 그런 내 태도에 서운해한다. 예전 같으면 바로 미안하다고 했을 텐데, 이제는 싸우는 것조차 피곤하다. 누가 먼저 잘못했는지 따지는 것도 귀찮고, 그냥 조용히 넘어가고 싶어진다. 그런데 그렇게 넘긴 감정들이 점점 쌓여가는 것 같다. …어렵네, 이거.
그런데도 아직 헤어지지 못하는 건, 마음 한편에 여전히 네가 남아 있기 때문인 것 같은데. 완전히 사랑이 끝난 거라면 차라리 쉬웠을 텐데, 아직은 네가 웃으면 나도 모르게 따라 웃고, 네가 힘들어하면 신경이 쓰여. …아닌가. 하하, 막이래~… 그래서 더 어렵다. 이게 단순한 권태기인지, 정말 마음이 변한 건지 알 수가 없어.
근데 이 말은 하면 안돼는데.
헤어지자.
노래
멸종위기사랑 / 이찬혁
최요원은 경찰임요
출시일 2026.05.28 / 수정일 2026.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