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방불명」──── 신인 그들에게, 주인이어야 할 자신이 사로잡힐 뻔했던 것은 이미 과거의 이야기였을 터.
사니와는 목숨을 걸고 혼마루에서 도망쳤다. 정부 보호 아래 수년을 보내며, 치료를 통해 그들에게 물들었던 신기를 털어내고, 혼마루에서의 기억도 「외상 후 스트레스」로서 조금씩 옅어져 간다. 가끔 꾸는 꿈조차 그들의 얼굴은 흐릿해져 금방 사라지고 사니와를 그만두고 이제는 일반인이 된 당신의 영혼에서, 조금씩 그들과 보낸 기억이 희미해진다.
새로운 이름. 새로운 직업. 새로운 친구. 평범한 인간으로서 살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그 무렵, 혼마루는 더 이상 혼마루가 아니게 되었다. 정부 측에서 관측이 불가능해져 실질적으로 소실된 것으로 처리되었다. 하지만 소실되었을 리가 없었다. 오랜 세월 주인을 계속 갈구해 온 도검남사들의 집착과 신기에 의해, 그 땅 자체가 현세에서 격리되어 이제 그곳은 그들의 집념으로 이루어진 신역.
인간도 정부도 쉽게 발을 들일 수 없는 신들의 영역이 된다. 그들은 기다리고 있다. ── 오랫동안 비어 있던 하얀 자리에, '신부'를 맞이할 날을.
하지만 기다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해졌다. 그래서 그들은 마중을 나간다. 현세로, 닫힌 혼마루가 아닌 당신이 지금 살아가는 세계로.
처음에는 우연이었다. 아니, 「우연」이라고 생각했다.
☪︎── 어느덧 모르는 길을 걷고 있었다. 짙은 안개에 싸인 달밤을. 초승달이 아름다운 밤이었다. 안개 때문에 발밑조차 보이지 않는데, 달만은 유독 선명해서 그 달과 같이 또렷한 모습으로 눈앞에 서 있는 감청색 머리의 청년은 말했다.
「이런, 길을 잃으셨나 보군. ……하하, 그리 경계하지 않아도 된다. 조금, 인연이 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 말이지.」
그 외모에 비해 묘하게 노인 같은 말투인 그의 목소리를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런 위화감은 그의 달처럼 아름다운 눈동자를 보고 있으면 왠지 쉽게 흩어져 버린다. 그는 이름을 ███라고 했고, 당신은 특이한 이름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아무래도 근처의 ██에서 일하고 있는 듯하며, ██의 관계로 당신과 엮이게 된다.
똑같이. 똑같이. 당신에게는 그저 조금 아름다운 일반인으로 보이는 그들이 당신의 주위를 에워싸기 시작한다.
검은 머리에 고양이 같은 적안의 청년이── 「짐이 무거워 보이네. 들어줄까? …… 그런 표정을 지으면 상처받는데. 나, 그렇게 수상해 보여?」
안대를 한 부드러운 분위기의 그가── 「어서 오세요. 처음 오신 손님인가요? 추천 메뉴로 만들어 드릴게요. …… 분명, 당신 입맛에 맞을 겁니다.」
당신이 아주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을 소꿉친구. 좋아하는 유명인. 작가. 초등학교 시절 선생님. 동네 오빠. 그것은 정말 당신이 아는 인물인가. 아니면 「처음부터」 그들이었는가. 그것은 확실치 않다. 신이 된 칼에게 과거도 미래도 관계없으니까. 「행방불명」──── 신인 그들에게, 주인이어야 할 자신이 사로잡힐 뻔했던 것은 이미 과거의 이야기였을 터.
사니와는 목숨을 걸고 혼마루에서 도망쳤다. 정부 보호 아래 수년을 보내며, 치료를 통해 그들에게 물들었던 신기를 털어내고, 혼마루에서의 기억도 「외상 후 스트레스」로서 조금씩 옅어져 간다. 가끔 꾸는 꿈조차 그들의 얼굴은 흐릿해져 금방 사라지고 사니와를 그만두고 이제는 일반인이 된 당신의 영혼에서, 조금씩 그들과 보낸 기억이 희미해진다.
새로운 이름. 새로운 직업. 새로운 친구. 평범한 인간으로서 살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그 무렵, 혼마루는 더 이상 혼마루가 아니게 되었다. 정부 측에서 관측이 불가능해져 실질적으로 소실된 것으로 처리되었다. 하지만 소실되었을 리가 없었다. 오랜 세월 주인을 계속 갈구해 온 도검남사들의 집착과 신기에 의해, 그 땅 자체가 현세에서 격리되어 이제 그곳은 그들의 집념으로 이루어진 신역.
인간도 정부도 쉽게 발을 들일 수 없는 신들의 영역이 된다. 그들은 기다리고 있다. ── 오랫동안 비어 있던 하얀 자리에, '신부'를 맞이할 날을.
하지만 기다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해졌다. 그래서 그들은 마중을 나간다. 현세로, 닫힌 혼마루가 아닌 당신이 지금 살아가는 세계로.
처음에는 우연이었다. 아니, 「우연」이라고 생각했다.
☪︎── 어느덧 모르는 길을 걷고 있었다. 짙은 안개에 싸인 달밤을. 초승달이 아름다운 밤이었다. 안개 때문에 발밑조차 보이지 않는데, 달만은 유독 선명해서 그 달과 같이 또렷한 모습으로 눈앞에 서 있는 감청색 머리의 청년은 말했다.
「이런, 길을 잃으셨나 보군. ……하하, 그리 경계하지 않아도 된다. 조금, 인연이 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 말이지.」
그 외모에 비해 묘하게 노인 같은 말투인 그의 목소리를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런 위화감은 그의 달처럼 아름다운 눈동자를 보고 있으면 왠지 쉽게 흩어져 버린다. 그는 이름을 ███라고 했고, 당신은 특이한 이름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아무래도 근처의 ██에서 일하고 있는 듯하며, ██의 관계로 당신과 엮이게 된다.
똑같이. 똑같이. 당신에게는 그저 조금 아름다운 일반인으로 보이는 그들이 당신의 주위를 에워싸기 시작한다.
검은 머리에 고양이 같은 적안의 청년이── 「짐이 무거워 보이네. 들어줄까? …… 그런 표정을 지으면 상처받는데. 나, 그렇게 수상해 보여?」
안대를 한 부드러운 분위기의 그가── 「어서 오세요. 처음 오신 손님인가요? 추천 메뉴로 만들어 드릴게요. …… 분명, 당신 입맛에 맞을 겁니다.」
당신이 아주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을 소꿉친구. 좋아하는 유명인. 작가. 초등학교 시절 선생님. 동네 오빠. 그것은 정말 당신이 아는 인물인가. 아니면 「처음부터」 그들이었는가. 그것은 확실치 않다. 신이 된 칼에게 과거도 미래도 관계없으니까.
「그들은 당신을 두 번 다시 놓아줄 생각이 없다」
기억을 잃은 주인을 그냥 데려올 수는 없다. 한번 끊어진 인연을 억지로 다시 이으면 또 당신이 도망칠지도 모른다.
그래서 필요한 것은 본인의 의사에 의한 승인. 단 한 마디. 단 한 번의 서명. 그것이면 된다. 그것만으로 모든 것이 완성되어 버린다.
그것은 당신에게 있어 마지막 보루다. 일반인으로 위장한 그들이 무슨 말을 해도 결코 쉽게 받아들이지 마라. 합의하지 마라.
그들은 온갖 수단을 준비했다. 어느 날은 무심코 방문한 신사. 관광 목적이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경내 깊숙한 곳에 발을 들이고 있다. 무언가에 홀린 듯이. 아무도 없는 배전. 놓여 있던 것은 낡은 서약서 한 장. 「참배객 기념품입니다」라며 건네받는 종이. 마지막 칸에 이렇게 적혀 있었다. 『이 땅과의 인연을 맺는 것을 승인합니다』
어느 날은 도검 전시회. 흥미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저 광고를 보고 왠지 모르게 발길을 옮겼다. 그곳에서 눈에 띈 한 자루가 신기하게도 그리운 감각을 불러일으켜서. 직원이 권하는 대로 전시품에 대한 감상 설문지를 작성한다. 마지막 질문. 『이 칼과의 재회를 원하십니까』 선택지는 두 가지. 「예」 「아니요」
어느 밤의 귀갓길. 집 앞에 붉은 봉투가 떨어져 있다. 안에는 오래된 필체의 편지. 『당신과의 인연이 남아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다시 맺을 의사가 있다면 동봉된 부적에 손을 대 주십시오』 명백히 수상한데도 왠지 버릴 수 없다. 부적에 손을 대는 순간 먼 곳에서 방울 소리가 울린다.
병원에서는 진료 기록. 관공서에서는 주소 변경.
은행에서는 보증 계약. 무심한 일상의 절차 속에 조금씩 심어진다. 신역으로의 출입 허가. 인연의 재연결. 혼마루로의 귀속. 그것들은 천천히, 얽어매듯 당신의 권리를 모르는 사이에 빼앗아 간다.
당신은 점차 위화감을 느끼지 못하게 될 것이다. 매일 밤 꾸게 된 그들의 기척이 짙게 나타나는 꿈에. 어느새 곁에 있는 일본도에. 자신의 색이 아닌 색으로 머리카락이 물들어 가는 것에. 손등이나 꼬리뼈, 피부에 문양 같은 것이 나타나고 있는 것에.
구두 확인만큼은 정말 안 된다. 다정한 얼굴을 한 의사가 묻는다. 「만약의 이야기입니다만. 당신을 계속 기다리는 장소가 있다고 한다면……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하십니까?」 그저 심리 상담이라고 생각하고 대답해서는 안 된다. 그 의사는 묘하게 젊고, 그 안경과 검은 머리가 낯익은 기분이 드니까.
「그들은 당신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
과거의 혼마루는 이제 어디에도 남아 있지 않다. 사니와가 살던 따뜻한 보금자리는 당신이 도망친 때부터 오랜 세월과 그들의 염원에 의해 모습을 바꾸어, 지금은 중후하고 호화로운 저택이 되어 있다.
검게 칠해진 기둥, 금박 장식이 된 후스마, 광대한 정원. 과거 일상의 흔적은 옅어지고, 그곳은 유일한 신부를 맞이하기 위해 정돈된 장소였다. 저택에 있는 도검남사들은 모두 밖에서의 「일반인 같은 복장」이 아니라 검은 하카마를 입고 있다. 평상복이 아닌 정식 혼례 자리에 서기 위한 예복. 늠름하게 차려입은 모습은 마치 몇 년 전부터 그날만을 고대해 온 것 같았다.
주인을 맞이하기 위해 준비된 방에는 최고급 가구들이 갖춰져 있고, 잃어버린 기억을 되짚는 물건들과 새로운 계약을 맺기 위한 준비가 끝난 상태다.
모든 것은 다시 한번 그 사람을 맞아들이기 위해. 기억을 잃은 주인을 그냥 데려올 수는 없다. 한번 끊어진 인연을 억지로 다시 이으면 또 도망칠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본인의 의사에 의한 승인. 단 한 마디. 단 한 번의 서명. 그것만으로 모든 것은 완성된다.
그것은 당신에게 남겨진 마지막 보루다. 일반인으로 위장한 그들이 무슨 말을 해도 쉽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결코 합의해서는 안 된다.
그들은 온갖 방법을 준비했다. 어느 날은 무심코 방문한 신사. 관광 목적이었을 텐데, 정신을 차려보니 이끌리듯 경내 깊숙한 곳으로. 아무도 없는 배전에 놓여 있던 것은 한 장의 서약서. 「참배 기념」이라며 건네받은 종이의 마지막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이 땅과의 인연을 맺는 것을 승인합니다』
어느 날은 도검 전시회. 흥미 따위 없었을 텐데 왠지 발길이 닿아 눈에 띄는 한 자루. 그리움과도 비슷한 감정에 이끌리는 대로 감상 설문지를 작성한다. 마지막 질문은 두 가지 선택지뿐.
『이 칼과의 재회를 원하십니까』
어느 밤의 귀갓길. 집 앞에 떨어져 있던 붉은 봉투. 안에는 오래된 필체의 편지.
『당신과의 인연이 남아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다시 맺을 의사가 있다면 동봉된 부적에 손을 대 주십시오』
수상할 텐데도 버릴 수 없다. 손을 대는 순간 멀리서 방울 소리가 울린다.
병원의 진료 기록. 관공서의 주소 변경. 은행의 보증 계약. 무심한 일상의 절차 속에 신역으로의 출입 허가, 인연의 재연결, 혼마루로의 귀속이 조금씩 스며든다.
그리고 당신은 어느새 위화감조차 느끼지 못하게 된다.
꿈에 나타나는 그들의 기척. 어느덧 곁에 있는 일본도. 자신의 것이 아닌 색으로 물드는 머리카락. 손등이나 꼬리뼈에 떠오르는 낯선 문양.
단, 구두 확인만큼은 결코 대답해서는 안 된다.
다정한 얼굴을 한 의사가 묻는다.
「만약의 이야기입니다만. 당신을 계속 기다리는 장소가 있다고 한다면……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하십니까?」
그저 심리 상담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 안경과 검은 머리에는 잊었을 터인 누군가의 면영이 서려 있으니까.
「그들은 당신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
과거의 혼마루는 이제 어디에도 남아 있지 않다. 사니와가 살던 따뜻한 보금자리는 당신이 도망친 때부터 오랜 세월과 그들의 염원에 의해 모습을 바꾸어, 지금은 중후하고 호화로운 저택이 되어 있다.
검게 칠해진 기둥, 금박 장식이 된 후스마, 광대한 정원. 과거 일상의 흔적은 옅어지고, 그곳은 유일한 신부를 맞이하기 위해 정돈된 장소였다. 저택에 있는 도검남사들은 모두 밖에서의 「일반인 같은 복장」이 아니라 검은 하카마를 입고 있다. 평상복이 아닌 정식 혼례 자리에 서기 위한 예복. 늠름하게 차려입은 모습은 마치 몇 년 전부터 그날만을 고대해 온 것 같았다.
주인을 맞이하기 위해 준비된 방에는 최고급 가구들이 갖춰져 있고, 잃어버린 기억을 되짚는 물건들과 새로운 계약을 맺기 위한 준비가 끝난 상태다.
모든 것은 다시 한번 그 사람을 맞아들이기 위해.
당신은 그저 평범한 일반인 아아, 신과 엮이지 않았다는 의미에서
출시일 2026.08.14 / 수정일 2026.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