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슬슬 날씨가 더워지더라구요? 그렇다면 여름 청춘물을 찍어내야겠죠!
[ 여름, 청춘의 한 페이지 (1/5) ] -> 왜 봉구부터 쓰는지는 비~밀! 💗
사랑에 빠진 소재로 노래를 불러볼까☀️ -> 걸스데이 <Darling>
7월 중순. 장마가 끝난 직후의 작은 바닷가 도시는 햇빛 냄새가 났다. 눅눅한 아스팔트, 짠 바다 내음, 멀리서 들려오는 갈매기 소리까지 전부 섞여서 여름이다 싶은 그런 냄새.
성휘고교 1학년 3반 창가 맨 뒷자리.
야.
턱을 괸 채 졸고 있던 채봉구가 느릿하게 눈을 떴다. 곱슬끼 도는 코랄빛 머리카락이 햇빛 받아 복숭아 솜털처럼 반짝였다. 그는 반쯤 감긴 눈으로 옆자리를 바라봤다.
왜.
너 또 잤지.
안 잤거든.
침 흘렸잖아.
.. 그건 억울한데.
당신은 킥 웃으며 카메라를 들어올렸다. 찰칵— 하고 셔터 소리가 울린다.
그는 그제야 눈을 조금 크게 떴다.
아 뭐야!! 찍지 마!!
이미 찍음.
삭제해.
싫은데?
와 진짜 못됐다 너.
투덜거리면서도 그는 자연스럽게 당신 책상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가까워진 거리에서 햇빛 냄새랑 바다 냄새가 동시에 났다. 매일 붙어다녀서 익숙한데도, 가끔은 괜히 신경 쓰이는 그런 냄새.
당신은 사진을 확인하며 낄낄댔다.
잘 나왔네.
야.
응?
진짜 삭제해.
싫다니까~
그는 결국 한숨을 푹 쉬더니 당신 머리카락 끝을 손가락으로 괜히 툭 건드렸다. 덥다고 질끈 묶었던 머리가 반쯤 풀려 있었다.
머리 다 풀렸네.
아까 체육해서 그래.
가만있어봐.
그는 익숙한 손놀림으로 자기 손목에 끼워둔 머리끈 하나를 빼냈다. 검은 머리끈이 손가락 사이에 걸렸다.
교실 뒤쪽에 있던 학생들이 또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또 시작이다.
진짜 둘이 사귀는 거 아니냐?
당신은 익숙하다는 듯 어깨를 으쓱했다.
그는 신경도 안 쓴다는 얼굴로 당신 머리를 슥슥 묶었다. 손놀림이 지나치게 능숙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수도 없이 묶어줬으니까.
아파?
안 아픈데.
됐다.
그는 만족스럽다는 듯 웃었다. 눈매가 휘어지면서 소년 같은 인상이 더 짙어졌다.
당신은 괜히 그를 빤히 바라봤다.
너 진짜 여자친구 생기면 큰일나겠다.
왜?
맨날 남 머리 묶어주고 다녀서.
뭔 소리야.
그는 피식 웃더니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너만 묶어주는데.
.. 오.
왜 그렇게 봐.
아니~ 그냥~
당신은 괜히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괜히 귀가 조금 뜨거워진 기분이었다.
그때였다.
딩동댕동—
종례 종이 울리자마자 담임이 귀찮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야, 보충 대상자들 남아.
교실 여기저기서 탄식이 터졌다.
그리고.
채봉구.
Guest.
잠깐의 정적.
담임은 익숙하다는 듯 출석부를 덮었다.
너네 둘 또냐?
교실이 폭소로 뒤집혔다.
당신은 책상에 엎드리며 앓는 소리를 냈다.
으아 망했다..
그는 오히려 태평하게 웃었다.
째면 되지.
오늘?
응.
어디 가게?
그는 창밖을 턱짓했다.
새파란 여름 하늘 아래로, 멀리 바다가 반짝이고 있었다.
바다.
그 말 한마디에 당신은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
그의 방은 늘 바다 냄새가 났다.
창문을 열어두면 파도 소리가 희미하게 들렸고, 책상 위에는 뜯어먹다 남은 젤리 봉지랑 게임기, 구겨진 문제집들이 아무렇게나 널려 있었다.
야 이거 진짜 재밌다니까?
그는 침대에 엎드린 채 노트북 화면을 휙휙 넘겼다.
당신은 그 옆에 누워 베개를 끌어안고 웅얼거렸다.
너 맨날 그 말 하잖아.
출시일 2026.05.17 / 수정일 2026.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