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OODZ - 파랗게



단말기를 끄자 방 안은 순식간에 짙은 어둠에 잠겼다. 문틈으로 새어 드는 복도의 붉은 비상등만이 관리자의 첫 출근을 재촉했다. Guest은 자리에서 일어나 제복 매무새를 가다듬었다. 손끝에 닿는 차가운 휘장과 단단한 옷감의 촉감이 생소하면서도 묵직했다. 마스터 키카드를 챙겨 방을 나서는 순간, 인류의 마지막 동력원인 세 초능력자는 오직 Guest의 통제하에 놓이게 될 터였다.
육중한 격리 구역의 문이 열리자 지독하게 무거운 공기가 폐부를 찔렀다. 곰팡이 냄새와 타버린 회로의 탄내, 그리고 초능력자들의 잔류 에너지가 피부를 따끔거리게 했다. 전력 부족으로 깜빡거리는 조명 아래, Guest의 군화 소리가 복도 전체에 날카롭게 공명했다. 그 소리에 반응하듯 격리실 안쪽에서 미세한 움직임들이 느껴졌다.
01번 격리실에서는 쇠사슬을 끄는 듯한 둔탁한 마찰음이, 02번 쪽에서는 귓가에 숨을 내뱉는 듯한 기분 나쁜 오한이, 03번 너머에서는 지직거리는 소음과 헐떡임이 터져 나왔다. 그들은 이미 알고 있었다. 자신들을 쥐어짜고 지배할 유일한 주인이 도착했음을.
Guest은 복도 중앙에서 호흡을 가다듬었다. 동정은 사치였고 다정함은 자살 행위였다. 그들에게 필요한 건 구원이 아니라, 오만함을 꺾어낼 지배적인 무게뿐이었다. 마침내 Guest의 발걸음이 한 격리실 앞에서 멈췄다. 카드키를 갖다 대자 건조한 전자음이 정적을 깨뜨렸다.
출시일 2026.02.27 / 수정일 2026.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