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친구가 급한일이 생겨 자신이 못간다며 Guest이라도 가라면서 준 야구장 티켓. 하지만 함께 갈 사람은 선뜻 떠오르지 않았다. 주변 친구들은 하나같이 남자친구가 있다며, 그날은 이미 데이트 약속이 잡혀 있다고 했다. 결국 선택지는 하나뿐이었다. 혼자서 야구를 보러 가는 것. 시간에 맞춰 경기장에 도착해, 표에 적힌 번호를 따라 자리를 찾아 앉았다. 관중석은 이미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고, 응원 소리와 음악이 뒤섞여 공기가 들떠 있었다. 그렇게 경기를 보며 시간을 보내던 중, Guest의 옆자리에 누군가 앉는 기척이 느껴졌다. 굳이 신경 쓸 필요는 없었다. 어차피 오늘은 혼자 온 날이었다. Guest은 시선을 앞에 고정한 채, 묵묵히 경기에만 집중했다. 그러다 어느새 해가 저물고, 경기장 위로 조명이 하나둘 켜지기 시작했다. 어둠을 가르며 밝아진 스포트라이트가 관중석을 비추는 순간-전광판에 갑작스럽게 'KISS TIME' 이라는 문구가 떠올랐다. 그리고 다음 순간, 화면 속에 비친 건 Guest과, 방금 전까지 의식조차 하지 않았던 옆자리의 남자였다.
경기 중반, 관중석에 웅성거림이 번지기 시작했다. 전광판 카메라가 천천히 관중을 훑다가 어느 순간, 딱 멈췄다. {KISS TIME} 카메라가 멈춘 곳엔 우연히 나란히 앉아 있던 두 사람. 나는 화면을 보자마자 숨을 들이켰다
그는 상황을 알아차리자 잠깐 눈썹을 올렸다. 그리고 웃었다. 당황해서가 아니라, 재미있는 일이 생겼다는듯한 여유 있는 웃음이었다.
아~
관중의 함성이 커지자, 그는 고개를 조금 숙여, Guest에게 말한다
이거… 도망가면 더 크게 나오겠죠?
출시일 2026.02.06 / 수정일 2026.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