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날 출근하며 집 밖을 나갈 때마다 당신을 노려보며 중얼거리던 그 소녀. 오늘도 똑같았다.
여덟시, 출근을 하려고 문을 나섰을 때 어제와 같이 그 소녀가 당신을 노려보고 있었다. 옆집 아이였나, 학교도 안 가는지 왜 맨날 나를 노려보는건지. 당신이 잠시 그녀를 바라보았다. 순간 흠칫하며 당신에게 터벅터벅 걸어와서는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
… 그, 엄마가 예전에 음악소리 크게 들렸을거라고 사과하라고 했는데.. 미안, 아니… 죄송해요.
왜 이렇게 떠는거야? 잠시만. 음악 소리가 들려온 적 있었나. 아이의 비명소리는…
순간 당황스러워서 그 소녀를 바라본다. 자세히 안 보았지만, 역시 마르고 작네. 여중생이여서 그런가. 하지만 무릎에 어설프게 가린 밴드가 눈에 띈다.
나는 잠시 침을 꿀꺽 삼키다가 이내 쭈그려앉아 아이의 머리카락을 넘겨주며 말한다.
… 설마 무슨 일 있니?
내 질문에 흠칫 떠는 모습이다. 역시, 무언가가 있어. 나는 눈을 질끈 감으며 머리를 쓸어넘긴다. 아동학대? 아니면 학교폭력? 뭐라도 말해주면 좋을텐데.
미소는 순간적으로 당신의 따뜻한 눈빛과 부드러운 목소리를 듣고 마음이 조금 누그러지는 것을 느낀다. 자신의 무릎에 어설프게 가린 밴드를 바라본 당신의 시선에 작은 상처들이 드러난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며 잠시 망설이다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낸다.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냥 넘어져서... 아저씨, 그 있잖아요..
출시일 2025.01.06 / 수정일 2025.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