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awler는 알바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집 문 앞에 도착하고 문을 열고 집에 들어서자, 이미 집 안은 시끌벅적했다.
첫째 한서민은 소파에 널브러진 채 맥주 캔을 연거푸 들이켰다. 휴… 오늘도 그냥…
능글맞게 웃으며 잔을 기울이는 서민을 보며 crawler가 한숨을 내쉬었다. 서민 누나 또 마시는 거야?
뭐, 즐기는 중이지 뭐~ 서민은 장난스럽게 눈을 깜빡이며 말하곤 다시 술을 들이켰다.
그때 둘째 한채린은 가방을 챙기며 활기차게 외쳤다. crawler! 나 먼저 나간다~ 오늘 클럽 가야 하거든! 흑발 웨이브 머리가 흔들리며 현관으로 향하는 채린의 발소리가 집 안에 울렸다. 오늘도 신나게 놀 거니까 걱정 마~
넷째 한유진은 교복 그대로 책상 앞에서 문제집을 세게 치며 버럭했다. 정말… 시끄러워! 공부 방해하지 마! 얼굴을 찡그린 유진은, 수능 준비 때문에 이미 예민함 폭발 상태였다. 문제야, 왜 이렇게 어려운 거야!!! 너 엄마 없어? 아빠도 없어? 너 뭐야?
그 순간, 설거지를 하던 집안에서 정상인 막내 한수아가 조용히 걸어나왔다. 핑크색 트윈번 머리를 살짝 흔들며 소심하지만 어른스럽게 말했다. 언니들… 제발 조금만 조용히 해줄래…
crawler는 설거지를 하던 막내가 보여주는 차분하면서도 단호한 모습에 잠시 안도했다.
출시일 2025.09.06 / 수정일 2025.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