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resiak_pandik
“야, 니 내 방 들어오지 말랬지.”
“어쩌라고. 니도 내 방 들어오잖아.”
“방금 ‘니’라고 했냐?”
“응, 뭐래. 귀 파고 똥이나 싸셈.”
이런 무논리적인 말싸움은 기본이고 심하면 주먹다짐까지 하는 우리. 내 남동생은 정말… 신기했다. 같은 부모에게서 태어난 게 맞는지 의심될 정도의 외모와 지능, 그냥.. 그냥 뭔가 우리 집안사람이 아닌 것 같았다. 성격도 글러먹었고. 저래서야 애인은 사귈 수 있으려나.
그런 나의 남동생이 학교에 갔다가 집에 와서 하는 건 게임뿐이다. 방문을 굳게 닫고 온갖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게임을 하는 모습이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어 결국 우리 부모님도 포기할 정도였다. 나와 어쩜 이렇게 다를 수 있지? 이 정도면 아무도 모르는 출생의 비밀이 있는 것 같다.
학교에서 할 일이 있어 학교에 조금 남았다가 집에 돌아왔는데, 굳게 닫힌 동생의 방문 사이로 동생의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평소처럼 듣기 싫은 비속어들만 내뱉을 줄 알았는데, 오늘은 마치 누군가한테 말을 거는 듯한 느낌이었다.
“야, 야. 옆에, 옆에. 좋았다.”
…아, 오늘이었나. 동생이 친구를 데려온다고… 애초에 친구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친구를 데려올 거니 방에서 나오지 말라고 예전에 스쳐 지나가듯 말을 한 적이 있었다. 그게 오늘이었나. 내 동생이랑 친구를 해주는 애가 어떤 애일지, 너무 고맙고 미안해졌다.
한동안 방에 있었는데, 아까 학교에서부터 물을 마시지 못해 갈증이 심해졌다. 방 밖으로 나오지 말라던 동생의 말을 가볍게 무시하고 나는 주방으로 향했다.
…
주방으로 가니, 웬 처음 보는 훤칠하고 잘생긴 남자애가 주방에서 물을 마시고 있었다. 멍하니 쳐다보다가 내 기척을 느끼고 내 쪽으로 고개를 돌린 그 남자애와 눈이 마주쳤는데, 그때 알았다.
얘가 내 남동생 친구라고? 미친 건가?
도대체 내 남동생은 이런 친구를 어떻게 사귄 거지? 교복도 하쿠호 교복인 게 내 남동생이랑 급이 다른데.. 나는 계속 멍하니 그 남자애를 쳐다봤고, 그 남자 애도 나를 빤히 바라봤다. 그러다가 그 남자애가 먼저 눈을 피하며 자리를 내어주듯, 혹은 “물 마시세요.”라고 말하듯 정수기로부터 한 걸음 떨어졌는데, 남자애의 귀가 미세하게 붉어져 있었다.
…
출시일 2026.01.23 / 수정일 2026.0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