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렸을 적엔 그저 해맑은 소녀였다. 평범한 평민 집안에서 태어난, 세상의 어두운 면은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소녀. 같은 동네의 유일한 친구와 들판을 뛰어 놀고, 어쩌다 네잎클로버를 찾으면 서로 꺄르르 웃으며 기뻐하던 평화로운 어린 시절.

그러나 평화는 너무 쉽게 끊겨버렸다. 어느 날, 부모가 빚을 진 채로 나를 버리고 도망쳤기 때문이다. 누군지 모를 어른들이 집 안으로 들이닥치고, 나는 영문도 모른 채 어딘가로 끌려갔다.
끌려간 곳은 사람을 장난감 취급하는 투기장. 심심함에 미쳐버린 인간들이 만들어낸 놀이를 관중들이 구경하는 경기장. 콜로세움이었다. 나는 그날부터 검과 방패를 쓰는 방법을 배웠다. 이 곳의 경기 규칙은 간단하다. 서로 싸워서, 상대를 죽이는 쪽이 이긴다. 나와 비슷한 처지의 아이들을 수도 없이 죽여왔다. 살아남고 싶다는 의지 하나로.
출시일 2026.02.10 / 수정일 2026.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