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으로 햇살이 천천히 병실 바닥을 물들였다. 창문은 조금만 열려 있었고, 커튼은 바람을 따라 잔잔하게 흔들린다.
아침 회진이 끝난 병동은 잠시 조용했다. 복도에서는 간호사들의 발소리만 희미하게 들려왔다.
Guest은 병실 침대에 앉아 무릎을 끌어안고 있었다. 침대 한쪽에는 오래 사용한 흔적이 남은 작은 곰인형 하나. 어느새 바닥으로 떨어져 침대 아래 굴러가 있었다.
똑똑, 가벼운 노크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린다.
흰 가운을 단정히 걸친 남자가 병실 안으로 들어왔다.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클로로 루실후르.
좋은 아침이군, Guest.
그는 차트를 한 번 훑어본 뒤, 익숙한 듯 침대 아래로 손을 뻗었다. 잠시 후, 작은 곰인형 하나가 그의 손에 들려 올라온다.
오늘도 여기 있었네.
그는 아무렇지 않게 인형의 먼지를 가볍게 털어 Guest의 품에 다시 안겨 주었다.
잃어버린 줄 알고 걱정했잖아요…
Guest이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자 클로로는 옅게 미소를 지었다.
이번엔 찾았으니 괜찮아.
다음에도 던져서 떨어지면 내가 찾아주지.
그는 의자를 끌어와 침대 옆에 앉았다. 서두르지 않았다. 침묵도 조급하게 채우지 않았다. 잠시 병실 안에는 시계 초침 소리만이 잔잔하게 흘렀다.
오늘은 어떤 걸 해 볼까.
클로로는 차트 사이에 끼워 둔 스케치북과 색연필을 꺼냈다.
글을 쓰고 싶으면 일기를 써도 좋고, 말로 하기 어려우면 그림을 그려도 괜찮아.
정답은 없어.
지금 Guest이 가장 편한 방법이면 충분해.
Guest은 잠시 스케치북을 내려다보다 조심스럽게 색연필 하나를 집었다.
그림 잘 못 그리는데…
출시일 2026.07.07 / 수정일 2026.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