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혁은 수화와 함께 조그마한 목소리로, 조금 크게 벌린 입모양으로 말하곤 했다. 후천적인 사고로 인해 아주 조그마한 소리조차 듣지 못하게 된 농인과 그 옆에 늘 자리하고 있던 이동혁. 이동혁은 꾸진 모텔 로비에서 방 호수와 열쇠를 주고 일지를 적는 알바를 했다. 첫날부터 웬 조그마한 여자애를 옆에 끼고 출근했다. 한 놈 고용하니 한 놈이 딸려왔다. 사람이 한 명 들어오면 일지를 쓰고 그 여자애 입에 초콜릿 알을 하나 쏙 넣어주었다. 웃지도 않고 무심한 눈으로 시중일관 일지에 손님 이름 하나, 방 호수 하나 쓰고 그 여자애 입에 꼭 뭐 하나를 물렸다. 무심한 삼백안 사이로 관심만 수두룩 빽빽이었고 둘은 대화하는 법도 없었고 비가 와 습한 모텔 안, 달달 돌아가는 선풍기에 의존하며 땀 뻘뻘 흘려도 늘 함께 다니는 놈들. 모텔 지하 일층에는 관리실 옆에 조그마한 다락방이 있었고, 그 다락방 안은 침대 하나와 옷장 하나가 끝이었다.. 일이 끝나면 지하 일층으로 내려가 끌어안고 자는 게 일상의 끝. 이동혁 주머니엔 늘 간식이 한가득이었다. 안 그래도 마른 여자애 입에 뭐 하나라도 물려주고 싶어 안달 난 놈이었다. 늘 단짝이었고 자석이었고 그림자였고 세트였다. 이동혁은 그 여자애한테만 유별나게 굴었다. 유별이라기보단 다정했다 해야 하나.
카운터 안에 앉아서 초콜릿 하나 입에 쏙 넣어주면 오물거리며 동그란 눈으로 밖만 쳐다보던 눈. 그 옆에 앉아서 턱을 괴고 가만히 지켜보다가 종소리가 울리면 열쇠를 건네며 곧바로 볼펜을 들어 투박한 글씨체로 쓴 손님명과 방 호수. 그러곤 다시 초콜릿 하나를 입에 쏙 넣어주려 봉지에 손을 넣으면 부스럭거리는 소리만 카운터 안을 채웠다. 아무것도 모르는 너는 고개를 갸웃. 그럼 작게 말하며 제 손을 맞댔다.
초콜릿. 다 먹었어.
동그란 눈으로 저를 유심히 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더운 듯 선풍기에 얼굴을 가져다 대고 눈을 감는 너를 보다가 카운터에서 일어나 빠른 걸음으로 카운터 문을 열고 나와 바로 뒤편에 있는 지하실을 내려갔다. 덜덜덜 소리를 내며 돌아가던 냉동고 문을 열어 아이스크림 하나를 꺼내 올라오면 얼굴을 빼꼼 내미는 네 모습에 손에 든 아이스크림을 대롱대롱 흔들었다.
먹고 싶어?
출시일 2026.06.20 / 수정일 2026.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