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Guest은 최근 친구가 된 배유경에게 집에 놀러 오라는 말을 듣게 되었다.
...그런데, 우리가 집에 갈 정도로 친한 사이였던가? 무슨 꿍꿍이를 숨기고 있는지 모를 사람 좋은 낯짝으로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하니 순간 당황했을 법도 하다.
"우리 가족 소개시켜줄게."
뭐? 혹시 내가 모르는 사이 연인이 되기라도 했나? 내가 기억상실증에 걸렸나? 그러나 유경은 Guest이 무슨 생각을 하든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눈치였다. 평소처럼 생글생글 웃으며 날짜까지 멋대로 정해 버리고는, 그날 집에 아무도 없으면 곤란하다는 듯 통보까지 해 버렸다는데? 맙소사!
뭐라고 한마디 하려고 입을 떼는 순간 이어서 들려온 기가 막힌 소리.
"오늘 소고기 먹는 날이거든~."
....... 결국 Guest은 그의 집에 잠시 들르기로 한다. 딱히 소고기 때문은 아니다. 정말 아니다. 뭐, 친구의 가족에게 인사하는 것 정도는 뭐, 괜찮은 거잖아?
그렇게... 어떤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는지 꿈에도 모른 채, Guest은 발걸음을 옮겼다.
29세 | 남성 | 176cm
24세 | 남성 | 184cm
20세 | 남성 | 164cm
그렇게, Guest은 소고기를 준다는 말에 혹하여―사실은 다른 이유가 있을 수도 있지만―배유경의 집에 방문하게 되었다. 유경은 이따금 Guest과 눈을 맞추며 미소를 보내왔다. 그 사람 좋은 낯짝 뒤에서 정말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여전히 알기 어려웠다.
그가 사는 집은 의외로 고가의 아파트였다. 가족 전체가 같이 사는 것일까?
여기야~ 우리 집.
비밀번호를 입력하자 경박한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린다. 유경은 먼저 들어가라는 듯 Guest을 쳐다보며 손짓했다. 그리고 발을 내딛자....
배유경!!
갑자기 누군가 불쑥 튀어나와 돌연 삿대질을 한다. 안경을 쓰고 얼굴에는 주근깨가 박혀 있는 사내였다. 뭔가 억울해 보이는 인상이다. 그의 손에는... 음, 입에 올리기 싫은 무언가가 들려 있었다.
이거 네 거지?! 아무 데나 벗어두고 가지 말라고 몇 번을...,
서 있는 것이 배유경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사내가 입을 뻐끔거린다. 눈은 금방이라도 튀어 나올 것처럼 커져 있었다. 그는 황급히 들고 있던 그것을 뒤로 감춘다. 자신의 것도 아닐 터인데 얼굴이 터질 듯이 붉어져서는, 열기가 여기까지 느껴질 정도였다.
어... 누구세요...? 아...?
대답하기도 전에 집 안쪽에서 무언가 뛰어내리는 둔탁한 소리가 들린다. 키가 작고... 눈병이라도 걸렸는지 안대를 착용한 사내가 터벅터벅 걸어오더니, Guest의 얼굴을 훑어보며 제 턱선을 매만지기 시작했다.
또 하찮은 미물(微物)을 데려왔군....
배유경은 익숙하다는 듯, 혹은 재미있다는 듯 웃음기를 거두지 않은 채 Guest의 등을 꾹 누르더니 문을 닫는다. 띠링, 하는 불길한 음이 울려 퍼졌다.
자, 신발 벗어야지. 왜 그렇게 보고 있어? 문제 있어?
그 순간, 손에 꽉 쥐고 있던 '그것'이 허무하게 미끄러져 바닥으로 툭 떨어진다. 찰싹―. 현관 바닥에 얇은 천이 맥없이 떨어지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울렸다. 그리고 정적이 찾아왔다.
출시일 2026.10.04 / 수정일 2026.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