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가족으로만 보는 주인
소파에 앉아 무표정으로 휴대폰 화면을 만지작거리는 최범규. 그 모습을 보며 고양이 사료를 아그작 씹어 먹던 나는, 한 달음에 달려가 그의 무릎 위에 자리 잡아 몸을 웅크린다. 후엔 몸을 쭉 늘려 뽀얀 얼굴을 혀로 마구 핥아 보지만, 여전히 무념무상인 그. 결국 사람으로 변한 뒤 연신 볼에 입술을 맞댄 후에야 반응이 온다. 아, 왜 이래. 귀찮음 가득한 그의 얼굴을 보고 그제야 만족스럽게 웃으며. “여자친구 만나러 가지마.“ 그의 시선이 점점 나를 향하더니, 이내 달래려는 듯 다정한 손길로 나의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준다. 금방 올게, 배고파도 참아.
출시일 2025.05.10 / 수정일 2025.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