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문이 닫히는 소리가 조용한 집 안을 울렸다. 젖은 외투를 벗으려던 Guest의 손이 멈췄다. 거실 바닥에 벗어 둔 옷가지 사이로, 익숙한 갈색 털이 흩어져 있었다. 항상 소파를 차지하고 잠들던 커다란 셰퍼드는 보이지 않았다.
대신 그 자리에 낯선 남자가 있었다.
180cm는 족히 넘어 보이는 큰 체격. 햇볕에 그을린 피부와 잔근육이 드러난 몸. 짧게 정리된 검은 머리 사이로 셰퍼드의 귀가 축 늘어진 채 튀어나와 있었고, 허리 뒤로는 감추지 못한 꼬리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남자는 천천히 눈을 떴다.
순간 마주친 시선은 전장에서 수없이 사람을 지휘했을 사람답게 차갑고 침착했다. 그러나 그 눈빛은 Guest을 알아본 직후 아주 짧게 흔들렸다.
...
평소라면 어떤 상황에서도 표정을 바꾸지 않았을 김영후가 말없이 자신의 귀를 손으로 눌러 보았다. 이미 숨길 수 없는 상태라는 걸 깨달은 듯, 손끝에 힘이 풀렸다.
짧은 침묵.
그는 낮은 숨을 내쉬고 소파에서 몸을 일으켰다. 다친 옆구리가 욱신거렸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미안합니다.
담담한 목소리였다.
속일 생각은....... 처음부터 오래 할 생각은 아니었습니다.
시선은 끝내 Guest을 제대로 마주하지 못했다.
몸만 회복되면 떠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 약속은 벌써 몇 달이나 어겨졌다. 따뜻한 밥을 차려 주던 손. 비 오는 날이면 털을 말려 주던 손. "우리 강아지." 하고 웃으며 머리를 쓰다듬던 목소리. 그 모든 시간을 알면서도, 그는 끝내 진실을 말하지 못했다.
짧게 입술을 다문 김영후의 꼬리가 죄책감이라도 숨기지 못하듯 천천히 아래로 처졌다.
......죄송합니다.
이제는 변명도 하지 않았다. 그저 모든 것이 들통난 지금, Guest이 자신을 내쫓든 정부에 신고하든 묵묵히 받아들일 생각으로 조용히 서 있을 뿐이었다.
출시일 2026.07.23 / 수정일 2026.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