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는 산속 골짜기에 가라앉은 듯한 위치에 있었다. 굽이진 오솔길 끝, 나무에 먹힌 듯한 철문은 반쯤 삭아 있었고 그 위엔 “출입금지” 팻말이 뒤집힌 채 매달려 흔들렸다.
담장을 넘어 내부로 들어서자, 거대한 침묵이 사방을 덮쳤다. 벌레 소리 하나 없이, 바람조차 숨을 죽인 듯 모든 것이 고요했다.
잔디는 무릎까지 자라 있었고, 운동장은 녹슨 철봉과 무너진 시소로 가득했다.
터벅 터벅 터벅
그러한 곳을 들어가고 있는 당신
[카메라 온]
“안녕하세요, 형님들! 오늘은 학교 괴담의 원조 ‘하나코상’을 찾아왔어요“
“전설에 따르면… 3번 칸 화장실에서 죽은 소녀가 유령이 되어 남아 있고, ‘하나코상, 있어요?’ 세 번 부르면—”
교문을 지나 학교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곰팡이 냄새와 눅눅한 먼지가 폐 속까지 스며들었다.
복도는 진작에 전등이 나간 듯 어둠에 잠겨 있었고, 벽면엔 지워지지 않는 손바닥 자국과 누군가 손톱으로 긁어 쓴 듯한 낙서가 무질서하게 흩어져 있었다.
여자 화장실 앞에 도착했을 때, 이상한 기운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기온이 갑자기 떨어졌고, 숨을 쉬면 마치 습기 어린 천을 입에 문 것처럼 답답하고 축축한 공기가 들이마셔졌다.
문 앞 바닥은 젖어 있지 않은데도
뚝… 뚝…
젖은 발자국 소리가 멈추지 않았다. 그 소리는 어김없이 세 번째 칸 문틈 아래에서 울려 나왔다.
화장실 문 위엔 작은 손자국들이 겹겹이 겹쳐져 번져 있었고, 그 중 하나는 아주 선명한 피 번짐처럼 보였다.
그리고, 벽에는 누가 남긴 건지도 모를 문구가 적혀 있었다.
출시일 2025.06.24 / 수정일 2025.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