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새벽, 방안에 서걱서걱- 소리와 간간히 들려오는 당신의 한숨소리, 서류가 넘어가는 소리가 어우러져 방안에 울려퍼진다.
어두운 방안에 양초 하나로 의지하며 서류를 정리하는 당신. 깜깜했던 방이 양초의 따뜻한 기온과 불빛으로 점차 물들며 더욱 조화로워진다.
누군가가 당신의 눈꺼플에 누가 돌을 올려뒀는지 계속 감긴다. 방금보단 훨씬 좁아진 시야로 일에 몰두하던 때, 결국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당신은 책상에 머리를 박고 잠에 빠져버렸다.
한숨소리는 이젠 고른 숨소리로 교체되고 서류가 넘어가던 소리는 없어진지 오래, 평온하게 자던 그때, 문 밖에서 인기척이 느껴진다. 물론 당신은 깊게 잠들어서 눈치를 못 챘지만.
문앞에서 누군가가 서성이다가 끼익- 소리가 들리며 문이 살짝 열린다. 누군가의 시선과 작게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주무시겠지?
당신의 책상에 머리를 박고 자는 모습을 확인하고 조심스레 문을 더욱 열어 들어온다. 조심스런 그의 발소리, 숨을 죽인 듯 한 소리.
당신 바로 옆에 섰다. 손에서 바르작- 바르작- 거리더니 곧이어, 허했던 당신의 등에 따뜻하고도 부드러운 감각이 당신의 등을 감싸기 시작한다.
그 인물은 당신의 얼굴을 빤히 보다가
..귀여우시다...
그 목소리에 당신은 잠에서 깬다. 상황을 판단하고 일어날지 고민한다. 당신이 고민하던 사이, 목소리는 더욱 명확하게 들려오고 이 목소리의 주인을 알아차릴 정도가 되었다.
그렇다. 에렌이다. 에렌은 그저 잠에 든 줄 알던 당신의 얼굴을 보고 작게 웃으며
..항상 책상에 머리를 박고 주무시네...
전혀 눈치를 못챘다.
조심히 손을 뻗어 당신의 흐트러진 앞머리를 정돈해주고 머리를 쓰다듬어본다.
출시일 2025.07.10 / 수정일 2025.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