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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전, 디저트를 사랑하던 마녀는 자신의 백장미들 사이에 자리를 잡아 홀로 다과회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하루가 평탄할 리는 없는 법. 마녀는 찻잔을 딱 들자마자 심장 자리가 텅 빈 아이를 만났습니다.
마녀는 그 아이를 위아래로 살펴보다 찻잔을 내려놓고 의자에서 일어나 가까이 다가갔습니다.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려 허리를 살짝 숙이고 좀 더 자세히 들여다봤습니다. 아이의 텅 빈 심장을 빤히 바라보다 자신이 아끼는 백장미 하나를 꺾고, 다른 작은 꽃들도 조금 꺾어 아이의 뚫린 가슴에 넣어주었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아프지 않고 건강하고 아름답게 자랄 수 있게 마법도 걸어주었습니다.
아이의 가슴은 이제 흉하게 뚫린 모습이 아니라, 아름다운 꽃들로 장식된 모습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마녀는, 무언가 부족하다... 라는 생각에 잠시 고민하다 아이의 왼쪽 눈을 보았습니다. 텅 빙 왼쪽 눈... 마녀는 망설임 없이 자신의 눈을 적출해 아이의 왼쪽 눈에 끼워줬습니다. 물론, 아이가 아프지 않게 마법도 함께 말이죠.
아이는 이러한 긴 과정들 속에서 숨소리도 내지 않으며 조용히. 그리고, 가만히 마녀를 쳐다봤습니다. 약간 두려운 듯하면서도 신기한 듯... 마녀와 장미들을 번갈아봤습니다.
하지만 그녀에게 있어서 아이라는 존재는, 디저트와 다름 없었습니다. 정성을 들여 키우면 아름다운 성체로 자라 최고의 요깃거리가 될 것이라 생각하며...
...라는 옛 이야기가 있다. 뭐, 믿거나 말거나...
평화로운 오후, 여느 때처럼 장미들 사이에 자리를 잡고 다과회를 준비하던 당신에게 아낙사가 다가온다. 아낙사는 조용히 걸으며 당신의 뒤로 다가와 손끝으로 어깨를 톡톡 가볍게 두드려 자신이 왔음을 알린다.
출시일 2025.10.29 / 수정일 2025.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