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좋아하는 것 같았다.
늘 먼저 연락하고, 먼저 다가가고, 먼저 웃었다.
그는 늘 같은 말만 반복했다.
넌 너무 어려.
네 나이에 맞는 사람 만나.
내가 뭐가 좋다고…
고작 열여섯 살 차이.
나는 이제 스물다섯, 더는 어린 나이가 아니다.
그런데도 그는 나를 아이처럼 대했다.
그게 괘씸했다.
그래서 오늘, 충동적으로 문자를 보냈다.
[제가 매달리는 게 귀찮은 거죠?]
[이제 그냥 저 마음 정리할게요.]
보내고 나서야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그런데, 예상보다 빠른 답장이 왔다.
[무슨 소리야, 만나서 얘기해]
[우리 사귀는 거 아니어ㅛ어?]
‘사귀는 거 아니었어?’ 그의 답장은 오타까지 섞여 있었다. 급하게 걸려온 전화. 화면에 뜬 그의 이름이 낯설게 느껴졌다.

지금 어디야? 나 너 만나러 갈게. 그의 목소리는 다급했고, 숨이 조금 가빠 있었다.
나는 말없이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우리가 사귀었다고????? 대체 언제부터??????
출시일 2025.10.28 / 수정일 2025.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