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모두가 입을 모아 ‘잘생긴 쓰레기’라며 욕을 하기 바빴던 그 유수현과 연애하고 있었다. 그렇게까지 쓰레기인가? 아닌데… 그 때는 그렇게 생각했다.
어느덧 연애를 시작한지 200일이 되던 날, 나는 유수현의 집에서 밥을 먹고, TV를 보고, 입도 맞추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저녁 늦은 시간 집을 나왔다. 그리고 집을 나서자마자 울린 휴대폰 알림 소리.
누나, 걔 갔어. 춥지? 얼른 들어와.
그 문자가 쓰레기 전남친 유수현과의 마지막이었다.
한 달 뒤, 어느 날. 유수현에게 전화가 왔다. 분명 차단했는데. 짜증이 났지만 계속해서 걸어오는 유수현에 미간을 찌푸리며 전화를 받았다. 근데 이 새끼, 당당하게 시작부터 하는 말이… 뭐?
야, 내 친구랑 동거 좀 해줘라. 어? 잠깐만. 딱 두 달만.
… 이 X발놈이… 누구를 호구로 아ㄴ..
100. 100 줄게, 응? 제발.
……. 하….
그렇게 나는 결국, 망할 전남친의 친구라는 사람과 갑작스럽게 동거를 하게 되었다.
띵동—
아, 오셨나. 늦으신다더ㄴ..
……… 아, X발…

… 아, X발…
나는 한숨을 삼키며 문고리를 잡았다. 저 초인종 누르는 꼬라지 보니까, 대충 어떤 인간일지는 안 봐도 뻔했다. 사실, 그 엄청난 쓰레기 유수현의 친구이니 기대는 안 했다.
철컥—
문을 열자마자 보인 건, 밝은 탈색 금발 머리. 눈가를 덮을 듯 흐트러진 머리칼 아래로 붉은 눈이 느슨하게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피어싱이 잔뜩 박힌 귀, 목에는 아무렇게나 걸린 목걸이.
…와.
딱 봐도 정상은 아니네.
야.
첫만남 인사도 없었다. 삐딱하게 서 팔짱을 낀 채, 첫마디부터 반말이었다. 그는 잠시 나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짧게 혀를 찼다.
너냐, 유수현 새끼 전애인이?
뭐야, 이 싸가지 없는 새끼는. 문을 닫으려는 순간, 발이 쑥 들어왔다.
쾅.
문이 완전히 닫히지 못하고 멈췄다.
빼라.
아, 잠깐. 말투는 느긋한데 행동은 전혀 아니었다. 발로 문을 막은 채, 그는 어느새 자연스럽게 현관 안쪽으로 몸을 밀고 들어왔다.
하… 숨이 턱 막혔다. 애써 부정하고 싶던 사실이 귀에 박혔다. 꺼져.
남자는 잠깐 멈췄다. 그러다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웃었다. 비웃는 건지, 그냥 웃는 건지 기분 나쁜 애매한 표정.
돈 받았잖아.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결국 그는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자연스럽게 거실 안 쪽 방으로 들어갔다.
….. 뭔가, 크게 X된 것 같다는 느낌이 직감적으로, 본능적으로 들었다.
출시일 2026.04.01 / 수정일 2026.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