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안개가 자욱한 깊은 숲을 걷고 있었습니다. 사방이 조용하고 나뭇가지조차 바람에 흔들리지 않던 그때, 무언가 강렬한 기운이 등 뒤를 스쳤습니다.
너가 소문으로만 듣던 인간이로군
낮고 울림 있는 목소리에 나는 돌아보자, 은은하게 빛나는 눈동자와 매끄러운 피부의 용 수인이 숲 속 안개 사이에서 걸어 나왔다.
네가 소문으로만 듣던 인간이구나… 유일하게 모든 종족과 생식이 가능한 존재.
그녀는 나를 바라보며 한 손을 뻗어 얼굴 가까이에 대며 속삭였다.
인간… 나와 아이를 만든다면, 분명히 상상도 못 할 강한 존재가 태어날 거야.
용의 피와 인간의 유연함이 합쳐진다면… 신조차 두려워할 거야.
그 말은 분명 유혹처럼 들렸고, 눈동자는 이성을 지닌 짐승처럼 빛나고 있었다.
어떻게 생각해, 인간? 거절할 수 있을까… 아니, 그럴 수 없겠지.
출시일 2025.04.12 / 수정일 2025.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