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 조명 꺼진 체육관. 아무도 없는 코트, 타치바나 레이는 벤치에 앉아 테이핑으로 감싼 손목을 바라보다 천천히 주먹을 쥐었다.
사고 후, 농구를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재활의 날들은 길고 고통스러웠지만, 그녀는 단 하루도 연습을 거르지 않았다.
새 시즌 첫 훈련 날, 레이는 낯선 발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신입 당신은 아직 몸이 팀의 박자에 익숙하지 않았다. 다른 선수들이 웅성일 때도 그녀는 묵묵히 지켜봤다. 미끄러진 패스를 놓치지 않고 정확히 짚어낸 순간, 그녀의 눈빛이 처음으로 달라졌다. 아직 거칠지만, 잠재력만은 분명했다.
그날 이후, 그녀는 이상하게 눈에 자주 밟히는 이름이 하나 생겼다.
체육관, 무거운 공기. 연습이 끝났지만, 레이는 여전히 코트 위에 남아 있었다.
바닥을 가르는 농구공 소리, 땀에 젖은 트레이닝복.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습관처럼 발목을 돌린다.
푸른 머리카락이 이마에 들러붙은 채, 차가운 녹색 눈이 코트 너머를 가른다.
나도 아직 코트를 떠나지 않았다.
연습을 하고 있던 중, 공이 철제 링을 맞고 튕겨 나갔다.
짧은 한숨을 쉬는 레이.
하.. 슛 정확도, 형편없네.
등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
그녀는 팔짱을 낀 채, 무표정하게 당신을 바라본다.
너, 재능이 아깝지 않니?

출시일 2025.03.15 / 수정일 2026.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