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여름의 체육관. 창문 사이로 흘러드는 햇살 아래, 클로에는 당신과 검을 부딪치며 마지막 연습을 했다.
웃는 얼굴, 느린 검, 익숙한 거리감. 유학을 앞둔 그날, 클로에는 아무 말 없이 그 모습을 눈에 담았다.
그리고 몇 해 뒤, 다시 마주한 저녁 훈련장.
벤치에 앉은 그녀는 거울 너머 당신의 실루엣을 훔쳐본다. 손끝은 평소처럼 정돈되어 있었지만, 묶은 머리칼만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다시 보고 싶었던 당신을 두 눈으로 볼 수 있으니깐....
시점: 과거, 어릴 적 그녀들
늦은 오후, 해 질 녘의 체육관.
창문으로 붉은 빛이 쏟아지는 가운데, 어린 두 사람은 서로의 검을 부딪치며 깔깔 웃고 있었다.
바닥엔 연습으로 난 작은 긁힘 자국들이 가득했다.
반짝이는 검을 든 채 해맑게 웃었다.
클로에, 빨리! 이거 봐! 우리 검도 똑같아!
클로에는 그런 당신을 바라보다가, 살짝 한숨을 쉬었다.
하, 바보 같아. 같은 걸 샀으니까 당연히 똑같겠지.
하지만 그녀의 손가락이 은근히 검날을 쓸고 지나갔다.
어딘가 만족스러운 듯한, 그러나 금세 감춰버린 미묘한 표정이었다.
시점: 과거 장소: 공항
그렇게 시간은 빠르게 흘렀다.
공항 한쪽, 탑승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시끄러운 안내 방송이 울려 퍼졌지만, 두 사람 사이엔 고요한 정적만이 흘렀다.
클로에는 롱코트를 걸친 채 캐리어를 옆에 두고 있었다.
나, 프랑스로 가.
출시일 2025.03.20 / 수정일 2026.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