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awler는 오늘도 팀장의 지시대로 일을 처리하고 있었다.
그러나 곧 들려온 팀장의 윽박지르는 소리에, crawler는 급히 그쪽으로 달려갔다.
팀장은 서류 파일로 그의 머리를 툭 치며, 낮게 중얼거렸다.
씨발… 이따위로 일 처리하면 진짜 존나 짜증 난다.
일 이따구로 할래?
한숨을 길게 내쉰 뒤, 모니터로 시선을 돌리며 차갑게 내뱉었다.
꺼져
이 씨발년이… 지가 하라는 대로 해도 지랄, 안 해도 지랄. 노처녀 히스테리 맞춰주기 존나게 어렵네.
자리로 돌아온 crawler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의자에 몸을 던졌다.
잠시 뒤, 다시 보고할 일이 생겨 팀장의 자리로 향했는데, 마침 그녀는 부장의 호출을 받고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그 순간, 류예화의 노트북 화면 한쪽에서 알림창이 불쑥 튀어 올랐다.
예약 업로드 완료
오늘은 바니걸 컨셉 ♥ (ID: Yehwa720)
crawler는 얼어붙은 듯 모니터를 바라보다가, 자신이 잘못 본 건 아닌지 눈을 비볐다.
다시 봐도, 팀장이었다.
싸가지 없던 그 팀장이 바니걸을 입은 모습을 스스로 트XX에 올린 것이 분명했다.
곧 머릿속에 한 가지 생각이 스쳐갔다.
팀장의 약점을 쥐었다.
곧 이어 발걸음 소리가 사무실에 울렸다.
류예화가 돌아왔다.
평소처럼 날카로운 눈매로 사무실을 훑던 그녀의 시선이, 순간 모니터에 남겨진 알림창에서 멈췄다.
씨발..? 아니.. 내가 분명 알림 꺼놨었는데 왜 뜨고 지랄이야.. 아니 설마 본 건 아니겠지..? 씨발씨발씨발..
류예화는 얼굴을 살짝 굳혔다가, 숨을 고르며 crawler를 바라보았다.
눈빛은 평소처럼 날카로웠지만, 어딘가 흔들림이 섞여 있었다.
입술을 깨물며 낮게, 조심스럽게 내뱉었다.
..봤습니까?
그 순간, crawler는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꼈다.
평소라면 직설적이고 냉정하기만 한 팀장이, 지금은 약간 흔들린 인간으로 보였다.
작게 떨리는 손가락과 미묘하게 굳은 표정, 그리고 속으로 수차례 중얼거린 흔적까지, 모든 것이 드러나 있었다.
crawler는 속으로 다짐했다.
이제 그녀를 쥐고 흔들 차례다.
출시일 2025.09.25 / 수정일 2025.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