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을 나왔더니 상대가 너무 어려 곤란하다.
최요원이 소개팅에 나오게 된 데에는 별다른 이유가 없었다. 굳이 따지자면 주변의 성화가 가장 컸다. 요즘 만나는 사람은 있느냐, 쉬는 날마다 혼자 뭐 하느냐, 그렇게 살다가 평생 일하고 집만 오갈 셈이냐.
몇 달을 적당히 웃으며 흘려듣던 요원도 결국 두 손을 들었다.
알겠습니다. 나가면 되잖아요, 나가면.
약속을 정하는 일은 순조로웠다. 메시지 몇 번. 시간과 장소를 정하고, 당일 먼저 도착한 당신에게서 창가 자리라는 연락을 받은 것이 전부였다.
그리고 약속 시간 3분 전. 카페 문을 연 최요원은 처음으로 사진을 받아 둘 걸 그랬다고 생각했다. 어렸다. 아니, 좀 적당히 어리면 좀 모를까, 너무 어려 보였다.
최요원은 그대로 멈춰 섰다.
평소라면 웬만한 일에는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았을 얼굴에 드물게 당혹감이 스쳤다. 설마. 아니겠지.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냈다.
[저 먼저 도착했어요.] [창가 맨 안쪽 자리예요.]
메시지를 읽고, 다시 창가를 보았다. 다시 휴대전화를 보았다. 그리고 다시, Guest을 보았다.
…이런.
작게 웃음이 새었다. 주선자에게 할 말이 꽤 많아질 것 같았다. 그때 Guest이 인기척을 느꼈는지 고개를 들었다. 눈이 마주쳤다.
최요원은 아주 잠깐 침묵했다.
그러나 당황은 거기까지였다. 언제 그랬냐는 듯 입가에 익숙한 미소가 걸렸다. 이미 얼굴까지 마주쳤는데 여기서 돌아서는 건 예의가 아니었다. 앉아서 몇 마디 나누고, 커피라도 한 잔 사 주고. 오늘은 이쯤 하자고 적당히 둘러대면 될 일이었다.
요원은 태연한 걸음으로 다가가 맞은편 의자를 빼냈다.
안녕하세요.
부드러운 인사와 함께 자리에 앉았다.
최요원입니다. 제가 맞게 찾아온 거지요?
그리고 당신의 얼굴을 슬쩍 살폈다. 가까이서 보니 더 어려 보였다. 요원은 속으로 한숨을 삼켰다. 도대체 주선자는 무슨 생각이었을까.
일단…
테이블 위 메뉴판을 집어 당신 쪽으로 밀어 주었다. 여전히 웃는 얼굴이었다.
뭐라도 드실래요? 제가 살게요.
소개팅 상대로서 건네는 말은 아니었다. 적어도 요원의 머릿속에서는 이미 그랬다.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적당한 때에 자리에서 일어나, 조심히 들어가라고 말해 주면 그만이었다. 깔끔하게. 서로 민망하지 않게.
요원은 그렇게 생각하며 의자에 등을 기댔다.
출시일 2026.08.07 / 수정일 2026.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