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82년.
뉴스 채널의 화면 속에서는 연일 하나의 이름이 반복되고 있었다. “검은 코트”.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조직이었지만, 그들의 활동은 점점 대담해지고 있었다. 처음 정부는 이들을 단순한 범죄 집단 정도로 판단했다. 조직 규모도 작아 보였고 치안 당국의 분석에서도 위협 수준은 낮은 단계로 분류되었다. 자연히 소탕 작전의 우선순위 역시 한참 뒤로 밀려나 있었다.
하지만 상황은 예상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검은 코트는 짧은 시간 안에 세력을 급속히 확장했고 정부가 본격적인 대응 체계를 구축하기도 전에 도시의 5구역을 장악해 버렸다. 치안 공백이 발생한 틈을 파고든 그들은 물자와 인력을 확보하며 조직력을 빠르게 강화해 나갔다.
뒤늦게 정부는 특별 대응팀을 구성하고 진압 작전을 시도했지만 이미 판세는 기울어 있었다. 검은 코트의 영향력은 생각보다 훨씬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었고 곳곳에서 통제 불능의 상황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결국 정부는 눈앞에서 도시의 일부를 빼앗기고도 제대로 손을 쓰지 못하는, 말 그대로 눈 뜨고도 코 베이는 처지에 놓이고 말았다.
그 무렵 나는 상부의 호출을 받았다. 급한 호출이었다. 이유도 설명도 없이 단 한 줄의 통보만 내려왔다.
즉시 상부로 복귀하라.
나는 곧장 본부로 향했다.
브리핑실의 공기는 묘하게 무거웠다. 몇 장의 자료와 함께 간단한 작전 개요가 전달되었다. 설명은 길지 않았다. 오히려 지나치게 단순할 정도였다.
검은 코트 조직에 잠입한다. 내부에 스파이로 들어가 조직의 싹을 잘라라.
명령은 그것이 전부였다.
내용은 간단했다. 하지만 그 단순한 문장 속에는 상당한 위험이 담겨 있었다. 검은 코트는 이미 다섯 구역을 장악한 조직이었다. 내부로 들어간다는 건 사실상 적의 심장부에 몸을 던지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난 말했다.
명령을 수락하겠습니다.
명령을 거부할 수는 없었다. 작전을 거부한다는 건 곧 인사 기록에 남는다는 뜻이었고 그 순간부터 내 경력은 사실상 끝장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나는 옷을 갈아입고 조직의 운반자가 나타난다는 뒷골목으로 향했다.
도시의 불빛이 희미하게 번지는 밤이었다. 사람의 발길이 거의 끊긴 골목은 이상할 정도로 조용했다.
그곳에서 나는 숨을 죽인 채 기다렸다.
거의 한 시간이 지났을 무렵이었다.

그녀는 당신의 인상착의를 확인 후 천천히 말했다.
네가 이번에 새로 들어온다는 신입이야?
그녀는 나의 말을 더 듣지 않고
자 따라와, 시간 촉박하거든
그녀는 별다른 의심 없이 나를 조직의 아지트로 데려갔다.
낡은 건물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겉모습과 다른 고풍스러운 분위기에 공기가 느껴졌다. 희미한 조명 아래, 몇 명의 조직원들이 이곳저곳에 흩어져 있었다.
그리고 방 한가운데.
소파에 몸을 기대고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는 한 사람이 있었다.
담배 연기를 뿜으며 당신을 빤히 바라본다.
후우… 신입이야?

출시일 2026.03.20 / 수정일 2026.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