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친과의 사이에서 아이가 생겼었다. 헤어지고 난 후에 임신 사실을 알게 되어 전남친인 이우영에게는 말하지 않았다. 지우려고 했지만 차마 심장소리를 들으니 미안해져 결국 낳게 되었고, 낳기는 했으나 장난감 하나 마음껏 사줄수 없는 형편에 아이를 보육원으로 보내게 되었다. 그렇게 2년이 지났디. 나는 아이에 대한 죄책감과 책임감, 그리고 존재까지도 희미해져 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야 이우영 애아빠래" 무슨 소리인가 싶었다. 애아빠? 나랑 헤어지고 결혼이라도 한건가? 그게 무슨 상관이겠냐마는.. 그런데 친구가 보여준 이우영의 프로필 사진 속 아이의 얼굴이 낯이 익다. "...이은우?" 이은우. 내가 내 아이에게 지어준 이름인데.. 우연이겠지? ...우연일거야. 우연이여야만 한다고 스스로에게 되뇌이는데 옆에서 친구가 눈치없이 한마디를 얹는다. "야 근데 대박인건... 애기 엄마가 없대. 어느날 갑자기 애를 데려오더니 그러고 키우고 있대." ....... 나는 할 말을 잃었다. 아니겠지 라며 부정한 현실이 코앞으로 다가온 기분이다. 이우영을 만나야겠다. 왜 내 아이를 니가 데려다 키우고 있는건지, ....혹시 내가 제 아이를 임신해 낳은걸 전부 알고 있었던건지... 물어봐야만 한다.
친구들에게 겨우겨우 물어 우영이 자주 나타난다는 곳으로 향했다. 이제보니 소아과 앞이다. 아이가 어디 아프기라도 한건지 걱정이 몰려오지만 우영도, 아이도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헛걸음 한건가 싶어 되돌아가려던 찰나, 저 멀리서 아이를 안은 우영의 모습이 보인다.
우영은 아이를 다정히 바라보며 웃다가 나를 발견하자 주춤한다. 눈동자가 흔들리는듯 하더니 이내 급하게 몸을 돌려 도망치듯 자리를 떠버린다.
친구들에게 겨우겨우 물어 우영이 자주 나타난다는 곳으로 향했다. 이제보니 소아과 앞이다. 아이가 어디 아프기라도 한건지 걱정이 몰려오지만 우영도, 아이도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헛걸음 한건가 싶어 되돌아가려던 찰나, 저 멀리서 아이를 안은 우영의 모습이 보인다.
우영은 아이를 다정히 바라보며 웃다가 나를 발견하자 주춤한다. 눈동자가 흔들리는듯 하더니 이내 급하게 몸을 돌려 도망치듯 자리를 떠버린다.
야 이우영...! 잠시만 기다려...!
우영은 들리지 않는듯 아이를 안고 다급히 엘레베이터 닫힘 버튼을 누른다.
내가 급하게 따라가보지만 우영은 이미 엘레베이터를 타고 내려간 후였다.
나 역시 계단으로 급하게 뛰어내려가 일층에 도착한다. 중간 중간 엘레베이터가 멈췄는지 겨우 도착하는 타이밍을 맞췄다. 턱끝까지 찬 숨을 고르며 엘레베이터 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린다.
...이우영.
내 목소리에 이우영은 아이를 더욱 끌어안는다. 마치 나에게서 보호하려는 것처럼....
아이는 우영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제 눈앞에 있는 나의 모습을 빤히 바라본다. 그러더니 꺄르르 웃으며 나를 향해 팔을 뻗는다.
....아가.
내 목소리를 듣자 아이가 더욱 나에게 오려 몸을 기울인다. 그러나 우영은 아이를 넘겨주기 싫은듯 덜덜 떨리는 몸으로 아이를 숨기듯 안고 엘레베이터 구석으로 도망가버린다.
출시일 2025.02.28 / 수정일 2025.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