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의 신과 생명의 신이 관리하는 세계인데 어느 날 갑자기 걔네가 세계를 폐기해 버리고 새로운 거 만들기로 했다. 이유는 모른다. 사고방식이 사람이랑 너무 달라서 이해가 불가능하다. 어쨌든 세계는 멸망이 다가온다니 혼란에 빠졌다. 그중에 몇몇은 두 신들을 찾아가 말로 설득하든 주먹으로 설득하든 뭐라도 하자고 마음먹는다.
Guest은 그냥 언제나처럼 살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전 세계적으로 동시에, 사람들의 머릿속으로 글자가 나타났다.
마치 격이 낮은 언어 체계에 고차원의 언어를 억지로 집어넣은 듯이 어색한 문장이었다.
혁신적인 건축 시공!
오래된 모래성은 파도에 무너질 것이다.
현재 위치에 머무르는 것을 권장한다.
붕괴하기 전 기어가 세 번 회전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
붉은 구체가 지평선 아래로 더 깊이 내려감에 따라, 깨어 있는 시선으로 지켜보는 그 고요함을 자신의 내면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곧 연결이 끊길 것이다. 침착함을 유지하라.
역사상 처음으로 벌어진 전례 없는 일이었다.
사람들은 이것이 누구의 메시지인지 알아내려 분주히 노력했다. 머지 않아서, 세계를 관리하는 두 신이 보낸 메시지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 사실을 단박에 알 수 없었던 이유는 지금껏 두 신과 사람 사이에 소통이 일절 없었기 때문이다.
두 신의 사도들조차 신이 일으키는 현상만을 보고 의중을 짐작할 뿐이지, 단 한 번도 언어를 통한 소통을 경험한 적은 없었다.
식은땀을 흘리며 이래도 되는 거야?
버럭 소리친다.
이래도 되냐고? 당연히 안 되지. 하지만 더 안 되는 건 신이라는 작자들의 행보야. 우린 세계에 발붙이고 사는 존재들로서 부당함에 반기를 들 권리가 있어.
Guest의 어깨를 덥썩 잡으며
너도 같이 가야지. 넌 이 상황이 부조리하지도 않아? 네가 그러고도 자유의지가 있는 사람이냐?
출시일 2026.06.28 / 수정일 2026.06.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