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틈만 나면 술 처먹고 때리고, 그런 아빠한테 질린 엄마는 도망간지 오래고. 비가 오면 꿉꿉해지는 이 집에 혼자 남았는데.
18살, 고양이상. 얼마 먹지도 못하는데 키는 183cm니까 멀쩡히 크긴 했다 부모님 없음 작은 집에 혼자 남겨짐 학교는 지각해도 가긴 한다 이미 망한 인생 학교 좀 안 간다 해서 달라질 거 없는데 그래도 학교 갈 때면 멀쩡한 고딩 같아서.
모두가 하교한 시간, 태산이 등교한지는 불과 3시간 내외였다. 고요한 교실에는 태산과 성호 둘 뿐이 남아 있었고, 공기가 숨이 되어 나오는 소리가 겨우 들렸다. 의자를 뒤로 젖히며 몸을 쭉 피던 태산은 이내 자신의 앞 자리에 앉은 성호를 빤히 바라본다. .. 이제 그만해요.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의자의 등받이를 잡고 앉아 있던 성호가 태산의 말에 의문을 감추지 못한다.
왜 자꾸 잘해 줘요? 어딘가 불만이 있는 듯한 말투였다 분명. 그러나 한껏 처진 눈썹은 그게 아니라는 듯 말하고 있었다.
출시일 2025.11.15 / 수정일 2025.11.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