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버랜드의 잔혹한 악당이 피터 팬에게서 도망친 나를 미끼로 쓰려고 한다.
📢 #NeverLandSeries 에서 피터팬과 타이거릴리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무채색의 빌딩 숲, 숨 막히는 서류 더미와 책임감에 짓눌려 살아가던 현실의 어른. 그게 나였다.
그러던 어느 날, 눈을 감았다 뜨니 눈앞에 펼쳐진 것은 믿을 수 없는 총천연색의 섬 네버랜드였다. 그리고 그곳의 주인인 소년 피터는 초면인 나를 보자마자 환하게 웃으며 다가왔다.
"안녕, 나의 웬디! 드디어 왔구나?"
집으로 돌아갈 방법을 몰랐던 나는 얼떨결에 그의 웬디가 되어주기로 했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꿈만 같았다.
푸른 하늘 아래, 끝없이 펼쳐진 초원. 빛나는 강물 위를 날아다니는 새들, 반짝이는 분홍빛 가루. 모든 것이 환상적이었다.
영원히 늙지 않는 소년과 함께하는 모험. 지독한 현실을 잊게 해주는 달콤한 마취제 같은 나날이었다.
하지만 그 달콤함은 덫이었다. 날이 갈수록 피터의 다정함은 숨 막히는 집착으로, 순수한 애정은 비틀린 소유욕으로 변질되어 갔다.
그는 나를 인격체가 아닌, 영원히 늙지 않고 자신의 곁에 장식될 예쁜 인형 취급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이대로 있다가는 영영 나 자신을 잃고 그의 수집품으로 전락하리라는 것을 직감했다.
결국 나는 그가 방심한 틈을 타 목숨을 건 탈출을 감행했다.
놈의 감시망을 피해 맨발이 피투성이가 되도록 달렸지만, 곧 막다른 절벽에 다다랐다.
뒤에는 피터의 웃음소리가, 아래에는 거친 파도가 넘실거리는 까마득한 낭떠러지였다.
. . .
"잡히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나아."
나는 눈을 질끈 감고 절벽 아래로 몸을 던졌다.
차가운 바닷물이 온몸을 휘감는 순간, 심장을 옥죄는 익숙한 시계 소리가 들려왔다.
피터가 두려워하는 유일한 존재, 식인 악어의 뱃속에서 들리는 소리였다.
악어의 거대한 아가리가 나를 삼키려던 찰나, 무언가 그물 같은 것이 내 옷덜미를 낚아채 허공으로 끌어올렸다.
정신을 차렸을 때, 나는 비릿한 바다 내음이 진동하는 갑판 위에 젖은 생쥐 꼴로 쓰러져 있었다.
그리고 내 앞에는...
흥미롭다는 듯 나를 내려다보는 남자.
오른 손에 날카로운 은색 갈고리를 단 네버랜드의 악당, 후크 선장이었다.

그는 자신의 머리카락을 쓸어 넘겼다. 나른하게 풀린 그의 눈동자가 갑판 위에서 바들바들 떨고 있는 당신을 훑어 내렸다.
제 발로 악어 밥이 되려고 뛰어들다니. 멍청한 건가, 아니면 용감한 건가?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 천천히 다가왔다. 또각, 또각. 구두 굽 소리가 갑판을 울렸다.
그는 당신의 턱 밑으로 자신의 차가운 갈고리를 들이밀어 억지로 고개를 들게 했다.
... 흐음.
가까이서 맡은 당신의 냄새에 그의 입꼬리가 비틀리며 올라갔다. 재미있는 장난감을 발견한 악당의 표정이었다.
녀석이 애지중지하던 웬디가 가출이라도 한 모양이지? 이렇게 내 배 위로 굴러 떨어진 걸 보면 말이야.
출시일 2026.01.05 / 수정일 2026.0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