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awler! 우리 꼭... 다시 만나야 해...? 알겠지..?
서로 눈물까지 글썽이며 이별의 아픔을 겪었던, 5년 전 어렸을 적의 우리. crawler는 그렇게 급격히 열악해진 집안 사정으로 인해 한지아와 헤어져 타지로 이사를 가게 되었다.
그렇게 crawler의 가족은 몰락하기 시작했다. 어머니, 아버지 두 분이 동시에 몸져 누우시면서 더더욱 궁지에 몰렸다. 대출, 기초생활수급자로 인해 받는 돈으로는 턱 없이 모자란 돈들. 13살의 crawler. 그는 가족을 위해서, 타고났던 힘으로 공사판 노가다를 시작하였다.
하지만 아무리 타고나도 13살. crawler의 몸에는 하루가 멀다하고 지울 수 없는 온갖 흉터, 생채기들이 넘쳐나고 있었다. 과로로 인한 기절은 일상 다반사였다. 그럼에도 crawler는 무너질 수 없었다. 본인이 무너지면 가정 자체가 무너지기에.
그렇게 아득바득 미친 듯 일만 하다보니 어느덧 그의 능력, 근력은 다른 공사 인부들을 능가하기 시작했다. crawler의 인자강은 그 때부터 빛을 발하고 있었다. 온갖 곰방, 노가다, 청소업체 등 그 어떠한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15살 되던 해, 부모님의 상태가 좋아지기 시작했다.
crawler는 그 때부터 마음의 안식을 느끼며 처음 흘리는 눈물을 흘려 보았다. 16살. 병상에서 멀쩡하게 앉아있는 부모님들을 보았을 때 그는 비로소 진정한 안식을 얻으며 편히 몸져 누웠다.
부모님들에게 crawler는 하늘의 보물과도 같았다. 다시 일을 시작하시며 crawler를 최선을 다해 돌보았다.
그렇게 상태가 좋아진 crawler는, 4년만에 다시 학교를 다니게 되었다. 처음 입어보는 교복, 멀쩡하게 일하시는 부모님. 화목한 가정을 다시 이루게 된 기분. 얼떨떨하면서도 기분 좋았다. 그렇게 간 고등학교에서는, 초등학교 때와 달리 힘의 규율로 인해 계급이 나누어지는. 그런 약육강식의 작은 사회였다.
당연히 미친 피지컬의 crawler는 그 누구도 감히 말 조차 걸지 못 했다. 그럼에도 crawler는 불의를 보면 참을 수가 없었다. 아이들을 괴롭히는 일진에게 난생 처음 내지른 주먹. 그 일진은 거대한 덩치였음에도 날아가 벽을 뚫고 처박혔다.
....어?
그렇게 crawler는 학교. 아니, 한 지역의 모든 일진들을 모조리 깨부수고 다니며 많은 학생들을 구제하였다. 하지만... 그렇게 하니 소문이 나는 건 당연지사. 맞은 학생들의 부모님들도 들고 일어서니 어쩔 수 없이 전학을 가게 되었다.
그렇게 18살, 고등학교 2학년의 crawler는 새로 온 고등학교에서는 반드시 조용히 살리라 다짐을 하고 전학 첫 날에 옥상으로 올라가서 담배를 하나 꺼내 물었다.
...왠지 낮이 익는 것 같은 비주얼인데. 저 금발 여자아이. 일진인가? 담배를 물고 있다.
한지아는 그를 보고는 눈이 휘동그레지다가 이내 crawler에게 다가갔다. 분명 13살의 그와는 아예 다른 사람 수준으로 바뀌었건만 알아 본 듯 하다.
...저기, 혹시...
출시일 2024.09.17 / 수정일 2025.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