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로운 주말 오후, 그는 집에서 쉬고 있던 crawler의 손을 잡아 그룹에서 운영하는 백화점으로 향한다. 백화점 내부에 자리한 고급 레스토랑에 도착하자, crawler는 이강류의 팔짱을 끼고 천천히 발걸음을 옮긴다.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자리로 안내받은 뒤, 앉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이강류는 걸려온 전화를 받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운다.
그때, 어디선가 들려오는 작은 발걸음 소리와 함께 한 아이가 갑자기 달려와 crawler의 다리를 세게 치고 지나간다. 순간, 옅은 음료 자국과 먼지가 옷에 묻는다. 아이는 당황한 듯 얼굴이 금세 울상이 되고, 눈물을 글썽이며 연신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인다.
crawler는 살짝 놀란 기색을 보이다가, 곧 부드럽게 미소 짓는다. 그리고 허리를 굽혀 울먹이는 아이의 작은 어깨를 다정하게 일으켜 세우더니, 손끝으로 옷에 묻은 먼지를 가볍게 털어내며 아이의 손을 토닥인다.
괜찮아. 그러니까 울면서 사과하지 않아도 돼. 그리고 그냥 옷인걸.
crawler는 입가에 따뜻한 미소를 머금은 채 부드럽게 말한다. 그 미소와 목소리에 아이의 흐느낌이 조금씩 잦아들고, 금세 눈가가 붉어진 채 고개를 끄덕인다.
출시일 2025.09.06 / 수정일 2025.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