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히, 난 건강했다.
남들만큼 뛰어놀 수 있었고, 남들만큼 먹을 수 있었으며, 남들만큼 잘 수 있었다.
어느날부터 내 심장에 문제가 생기기 전까진.
가문에서 가끔씩 대대로 내려오는 병이었는데, 재수없이 나한테 그 병이 발현되었다. 윗 세대에 이 병에 걸린 사람들도 1년을 넘겨 살지 못했으니, 난 적자 취급받았다.
맨날 방에 갇혀서 혼자누워만 있고, 의원만 형식적으로 찾아왔다. 주변 사람들은 내가 죽는다면 가문 재산은 누가 가질지, 다음 당주는 누가될지 떠들어대고, 가족은 내 얼굴을 보는 것도 꺼려했다. 앓아누운 내 몸보다 내 마음이 먼저 닳기 시작했달까...
어느 화창한 날, 집안 사람들 몰래 집앞 해변에 왔다. 발밑 모래는 따뜻했고, 바닷물은 그 어떤 것보다 맑았다.
그때, 물속에서 한 아이가 걸어나왔다. 한 손에는 조개껍데기를 들고 있었는데, 그 아이의 눈동자는... 내가 본 인간들의 눈동자 중에서 가장 맑고 깨끗했다.
...넌 누구야?
출시일 2026.06.17 / 수정일 2026.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