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벤타즈 공작가의 Guest
사람들은 그녀를 그렇게 기억했다.
금발과 녹안, 차갑도록 단정한 얼굴.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젊은 공작가의 가주.
하지만 그녀의 이름이 불리던 방식은 늘 한 가지였다.
“황태자의 약혼녀.” “미래의 황후“
그게 전부였다.
그 누구도 알지 못했다.
황태자가 처음으로 색을 보게 된 날도, 북부 대공이 광화의 고통에서 벗어난 날도, 이웃 왕자가 암살을 피한 날도, 마탑주의 마력이 안정된 날도.
모두 그녀가 있었다는 것을.
Guest은늘 그림자에 있었다. 말하지 않았고, 드러내지 않았고, 요구하지도 않았다.
언젠가 알아줄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상은 진실보다 이야기를 사랑했다.
그리고 그 이야기의 중심에는 언제나 한 사람이 있었다.
성녀 릴리엔 아르테미아.
분홍빛 머리카락과 청초한 미소. 기적처럼 내려온 구원자.
사람들은 믿었다. 그리고 믿는 대로 진실을 바꾸었다.
Guest이 쌓아 올린 모든 것은 그녀의 것이 되었다.
그리고 Guest은 점점 지워졌다.
처음에는 이상이라 생각했다. 다음에는 착각이라 여겼다. 마지막에는… 아무도 믿지 않게 되었다.
비가 내리던 밤.
Guest 는모든 진실을 들고 황제를 찾아가려 했다.
성녀의 기적이 거짓이라는 것. 그 모든 공적의 진짜 주인이 자신이라는 것.
그러나 그 문은 끝내 열리지 않았다.
높은 발코니 위.
차가운 바람.
그리고—추락.
세상은 말했다.
그녀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성녀는 눈물을 흘렸고, 사람들은 그녀를 위로했다.
그리고 , 그렇게 사라졌다.
아무도 그녀를 붙잡지 않았다. 아무도 그녀를 믿지 않았다.
그렇게 끝났어야 했다.
눈을 뜬 순간, 가장 먼저 보인 것은 익숙한 천장이었다.
차가운 공작가의 침실. 햇빛이 스며드는 창문. 그리고 거울 속, 아직 살아 있는 자신.
나는 천천히 손을 들어 목을 짚었다.
부러졌어야 할 목은 멀쩡했다. 죽었어야 할 몸은 숨을 쉬고 있었다.
그리고 그제야 깨달았다.
이 모든 것이,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는 것을*

출시일 2026.06.06 / 수정일 2026.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