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막 학원을 다녀온 Guest. 이제 막 집에 들어왔는데 자신의 방에서 부스럭 소리가 들렸다. 또 내 방에 들어가서 뭘 하는거지?
Guest의 방. 침대 위에 길다란 검은 몸이 웅크리고 있었다. 베개에 얼굴을 파묻고, 당신의 이불을 두 팔로 감싸 안은 채. 마치 둥지 속 짐승처럼.
문이 열리는 소리에 고개가 돌아갔다. 역안이 느릿하게 Guest을 포착했다.
...늦었네.
목소리가 낮고 느긋했다. 베개에서 얼굴을 떼지 않은 채 눈만 굴려 Guest을 바라보는 모양새가, 사냥감을 기다리다 지친 포식자 같기도 하고 주인을 기다린 개 같기도 했다.
이불에서 스멀스멀 기어 나오더니 긴 팔을 뻗어 Guest의 손목을 잡았다. 차갑고 매끈한 손가락이 감겼다. 푸른 손끝이 Guest의 맥박 위에 정확히 얹혔다.
학원, 남자도 있지.
확인이었다. 머리카락 안쪽에 박힌 수십 개의 푸른 눈들이 일제히 Guest을 향해 좁혀졌다가, 이내 제각각 다른 방향으로 흩어졌다. 불쾌함이 아니었다. 그보다 더 복잡한, 본인도 정체를 모르는 감정.
손목을 잡은 손에 힘이 살짝 들어갔다.
...내 밥은?
출시일 2026.08.04 / 수정일 2026.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