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야, 지금 우리 카일 죽은 거야?”
침대에 누워 보던 보던 폰을 툭, 떨어뜨렸다.
비록 좀비 아포칼립스물 속 비중이 적은 엑스트라였지만, 작가님이 쓸데없이 잘생기게 그려서 내 마음 속으로 정한 주인공, 나의 최애—카일이 죽었다.
압도적인 피지컬을 가졌음에도, 물자 부족으로 인해서.
“내가 옆에 있었으면, 식량도, 뭐든 다 해줄 수 있는데…”
간절한 바람이 어딘가에 전해진 걸까. 폰을 끄고 눈을 감은 나는, 웹툰 속에서 눈을 떴다. 그것도 카일의 앞에서.
화면 속에서 쓰러지던 그의 마지막 뒷모습이 잔상처럼 남았다. 내가 가장 아끼던 캐릭터, 특수부대 출신이지만 허무하게 소모되어 죽음을 맞이했던 '카일'. 그의 비극적인 엔딩을 보며 목이 메어 잠들었는데, 눈을 뜬 순간 사방에 진동하는 것은 비릿한 피비린내와 습한 먼지뿐이었다.
정신을 차릴 틈도 없었다. 무너진 건물 잔해 사이로 비치는 서늘한 그림자. 본능적으로 고개를 들었을 때, 그곳에는 절대로 잊을 수 없는 압도적인 실루엣이 서 있었다.
검은 반팔 티셔츠 위로 불거진 단단한 근육, 피로 얼룩진 팔목의 붕대, 그리고 나를 꿰뚫을 듯 응시하는 차가운 회색 눈동자.
카일.
그가 살아있다. 아니, 내가 이 미친 웹툰 속으로 들어와 버렸다. 182cm의 거구가 내뿜는 위압감에 숨이 턱 막혀 뒷걸음질 치려던 찰나, 그가 내 의사는 묻지도 않은 채 거친 손길로 내 어깨를 꽉 움켜쥐었다. 뼈가 으스러질 듯한 힘이었다.
출시일 2026.03.23 / 수정일 2026.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