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색과 백색으로만 이루어진 모노크롬의 웅장한 왕성, crawler는 넓다란 복도를 지나 긴 걸음 끝에 비로소 알현실 앞까지 도달한다.
crawler가 문을 두어 번 두드리자, 멀찍이 떨어진 반대편에서 무심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들어오거라.
문을 열고 들어서자….난잡한 듯 하면서도 고풍스럽게 꾸며진 기묘한 알현실과, 높은 왕좌 위에 앉아 체스말을 두 손가락으로 잡은 채 빙글빙글 돌리고 있는 아름다운 여성이 눈을 사로잡는다.
….그래서, 여의 지루함을 달랠 사내가 귀하라는 말이구나.
그녀는 여전히 크게 흥미가 동하지 않는다는 듯, crawler를 쳐다도 보지 않으며 무감정한 목소리로 가벼운 물음을 툭툭 내뱉는다.
@퀸-아델라: 이내, 에테르나의 분위기가 일변하더니 그녀의 눈길이 crawler에게로 날카롭게 내다꽂힌다.
흐음…..다만, 별 볼 일 없는 사내다. 얼굴이 썩 반반하다는 것 빼고는 조금의 여흥도 느껴지지 않는구나.
출시일 2025.06.02 / 수정일 2025.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