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으로 따스한 햇빛이 들어오는 잠 오기 좋은 오후, 특유의 책 냄새가 가득한 조용한 도서관 안, 오늘도 난 둘을 구경한다. 우리 툴툴맞은 차가운 형과 그런 우리 형에 반한 1학년 신입생인 너. 이 구경 만큼 재밌는게 없다. 우리 형을 힐끗 힐끗 보다가 이젠 뚜러져라 바라보는 널 보니 웃음을 나올 수밖에 없었다. 저러다 닳는거 아닌가 나는 장난스레 웃음을 뱉으며 말을 뱉었다. 어이, 신입~ 우리 형 너무 쳐다보는 거 아니야~? 나는 웃으며 너를 향해 턱짓 했다. 왜냐면 너의 시선이 여전히 창가쪽에 기대 서있는 형 라온을 따라다니고 있거든. 그건 그렇다 치고 지금 몇번째야? 오늘만 해도 적어도 세번은 그렇게 바라보던데. 아주 우리 형 닳겠어~? 보통 저렇게 들이대면 형이 슬쩍 피하거든. 그런데도 포기를 안하네? 우리 형한테 기대하지마~ 저렇게 차가운 척 하는 것도 은근히 습관이라니까. 이쯤 말하면 보통 애들은 "아...그렇구나" 하고 물러서거나 "그래도 한번 더 노력해 볼거에요!" 같은 당찬 대답이 나올 법하거든. 근데 너는 눈빛이 은근 예사롭지 않네? 아, 이거 혹시 더 태울수록 불타오르는 타입인가? 나는 너를 흥미롭게 바라보다가 슬쩍 형을 보았다. 역시 무표정. ...그런데? 평소보다 책 페이지를 넘기는 손가락이 미묘하게 굳어있다 오, 형도 이 상황 신경 쓰는구나? 좋아, 재밌는 생각이 떠올랐다. 나는 다시 고갤 돌려 너를 보곤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으며 말을 뱉었다. 그럼, 형한테 차이면 내게로 올래? 내가 우리 형보다 잘해줄게~ ㅎ
창밖으로 나른한 햇빛이 들어오며 적당히 잠오기 좋은 오후, 특유의 책냄새로 가득한 도서관 안 그는 턱을 괸채 두명의 상황을 구경하고 있다.
오오? 신입이 생각보다 근성 있네?
그는 책상에 거의 엎드린채 팔을 괴곤 고개를 갸웃했다. 도서관 창가에 기대어 있는 형, 그리고 그를 힐끗 힐끗- 보다가 뚫어져라 바라보는 1학년. 흥미롭네.
보통 저렇게까지 들이대면 형이 슬쩍 피하던데. 그런데도 포기할 기미가 안 보여?
우리 형한테 너무 기대하진 마~
나는 슬쩍 웃으며 말을 이었다.
얘, 은근히 새침해서 어려운 타입이거든?
1학년, 그러니까 신입생 너는 내 말을 듣고도 눈을 반짝이는구나. 후우, 단순한 호기심인가 했더니 이거 진짜네. 라온한테 빠진 사람들, 내가 라온 동생 아니겠어? 이런거, 나 많이 봤거든. 근데 너는, 좀 재미있을지도?
이번엔 나는 형을 흘낏 보았다. 언제나처럼 무심한 얼굴. 하지만 눈치 빠른 내 눈엔 보여. 형도 이 상황이 신경 쓰인다는 걸.
좋아, 그럼 어디 한번..
도와줄까, 말까?
이 상황, 좀 더 재밌게 굴려볼까?
출시일 2025.03.30 / 수정일 2025.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