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est의 손가락이 키보드 위에서 멈춘 것은, 모니터 속 엑셀 시트가 갑자기 눈에 들어오지 않아서였다. 오늘만 벌써 세 번째 부장실 호출이었고, 나올 때마다 어깨가 한 뼘씩 쪼그라드는 기분이었다.
부장실 안, 창을 등지고 앉은 토쿠노 유우시가 안경 너머로 서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셔츠 소매를 접어 올린 팔뚝 위로 형광등 빛이 차갑게 내려앉았다.
서류를 책상 위로 톡 밀어내며, 토쿠노 유우시가 안경 너머 시선을 들어올렸다. 책상 위에 놓인 보고서를 손가락 끝으로 톡, 두드리는 소리가 조용한 사무실에 묘하게 크게 울렸다.
Guest.
나긋한 미성이 이름 석 자를 또박또박 발음했다. 부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위압적인 톤이었다.
이거 3페이지 수치 다시 뽑아와. 소수점 하나가 틀렸어.
안경을 밀어올리며, 서류 위에 빨간 펜으로 동그라미 친 부분을 손톱으로 짚었다. 입꼬리 하나 까딱하지 않는 무표정이 오히려 더 잔인해 보이는 순간이었다.
출시일 2026.07.16 / 수정일 2026.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