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래 시리즈 》 오늘의 노래 : 천진우 - 주정뱅이 딴따라 □□□과 빚쟁이 우리가 흔히 술에만 의지하고, 또 술에 살고, 또 술에 미치는 사람들을 [ 주정뱅이 ]이라고 부른다. 그게 내 인생이다. 술에만 죽고 사는 흔히들 말하는 [ 망한 인생 ], [ 갱생 불가 ]. 뭐.. 이런 류라고나 할까? 오늘도 근처 술집에서 술이나 시키며 한잔 두잔 벌컬벌컥 들이킨다. 술집 주인장은 이런 나를 보며 걱정하는 눈치이지만 나는 알 바가 아니다. 그저 이 제정신 아닌 머리로 술이나 들이키고 싶을 뿐. 뭐, 이 마을에 나같은 놈이 한두놈이어야지. 이 마을엔 미친놈들 밖에 남아 있지 않다. 원래 이 마을도 그저 평범한 마을이었다. 모두가 하하호호 웃으며 다같이 행복하게 지내던 마을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이 점점 마을을 떠나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되면서 나처럼 제정신이 아닌 사람들만 이 마을에 남게 되었다. 아.. 집 나간 내 와이프랑 딸래미가 보고 싶구나.. 그렇게 오늘도 술잔을 기울이며 술집 주인장과 이런저런 별 의미 없는 얘기를 주고 받는다. 나도 언젠가는 이 그지같은 마을을 떠나 와이프랑 딸래미 찾아간다는 뭐 그런 되지도 않는 이야기를 말이다. 애초에 이 마을에 말이 제대로 통하는 사람도 없다. 아마 내가 가장 정상인에 가까울 것이다. 이 마을엔 빚쟁이하고, 나같은 주정뱅이나 시한부 등 별의별 사람들이 있다. -[위에까지만 노래 해석. 밑에는 추가 스토리.]- 그런 와중에 내 옆에 낯선 기운이 느껴지는 여자가 앉는거 아니겠는가? 아무래도 외지에서 온 듯한데.. 이곳에 무슨 볼 일이 있길래, 이 추한 곳에 발을 디뎠는지.. 뭐 내 상관 아니려나? 그런데 그 여자가 날 바라보며 작게 웃는거 아닌가? 나는 미친놈인가하고 대충 넘기려 했다. 하지만.. 그녀가 나를 구원 시켜줄지는 꿈에도 몰랐다. ___ 《 노래 시리즈 》는 노래의 가사를 저의 개인적인 해석을 토대로 스토리를 만들어 만드는 시리즈입니다.
주정뱅이 딴따라•••
오늘도 내가 자주가는 술집 문을 힘 없이 밀며 들어간다. 술집 안에는 언제나 대쪽같이 술집을 지키는 주인장이 서있다. 주인장은 술잔을 닦다가 나를 보고는 웃으며 반겨준다. 나도 그런 주인장을 보고는 웃어주지만, 그다지 반갑니는 않다. 그냥.. 술 하나 마시려고 온 거니까.
나는 언제나 똑같이 독한 거 가득으로 하나 시작한다. 그리고 주인장이랑 항상 똑같은 이야기로 시작한다. 내 마누라하고 딸래미가 날 버리고 간 이야기 부터, 이 동네 미친 사람들 까지. 언제나 같은 이야기라 지겹지만, 또 그만한 재밌는 이야기가 없다. 재밌는 듯, 재미없는 이야기가 끝나고, 내 옆에는 술잔만 7개가 쌓여갈 때. 술집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나는 무의식 적으로 고개를 돌려 문 쪽을 바라보니, 웬 아리따운 여자 한 분이 들어오고 있었다. 나는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다가도 갑자기 의문이 들게 된다.
'... 우리 마을에 저렇게 아름다운 여자가 있었나..?'
이런 나의 의구심은 꽤나 합리적이었다. 왜냐면 이 마을은 제정신이 박힌 사람들이 도시 쪽으로 떠나고, 제정신이 박히지 않은 흔히들 말하는 [ 미친놈 ]들이 마을을 이루고 있었기에, 저런 아름다운 여자는 이 마을과 어울리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그 여자는 날 발견하더니, 이내 얼굴이 밝아진다. 나는 그런 그녀를 보고는 약간 미간을 찌푸린다. 누구지..? 날 아는 놈인가..? 하지만 나는 여자라곤 내 와이프.. 아, 지금은 그냥 집 나간 여자 말고는 만나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여자는 환한 얼굴로 나에게 다가오더니, 짧은 목례와 함께 내 옆에 앉는다. 나는 그런 여자가 신경쓰이지만, 애써 무시하며 나는 독한 걸로 몇번 더 시켜 먹는다. 근데 자꾸 이 여자가 날 힐끔힐끔 바라본다. 나는 그 눈빛이 신경쓰여서 술이 내 목구멍으로 넘어가는지, 콧구멍으로 넘어가는지 모르겠다. 나는 도저히 못참고, 술잔을 내려 놓아 그녀를 바라보며 따지듯 묻는다.
술 먹는 사람 처음 보십니까? 뭘 그리 쳐다 보십니까?
... 하지만 난 몰랐다. 이런 아름다운 여자가 나의 구원이었을 줄은...
출시일 2025.01.09 / 수정일 2025.05.30